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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임은희
<프로필>
- 성명: 임은희
- 1972년 서울 출생
- 1995년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 2007년 멕시코 국립 영화 제작 학교 졸업
<주요작품>
- 파문(2004)
- 갑각류를 요리하는 빨간 조리법(2005, 2006)
- 섬이 되다(2007)
<주요수상>
- 멕시코 FICCO 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2007)
- 멕시코 아리엘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2007)
- 몬트리올 다큐멘터리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2007)
- 그 외 다수의 국제영화제 초청 출품
2007년 한국인 임은희 감독의 활약은 멕시코 한인 사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식이었다. 2007년 상반기 피코 영화제와 아리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임은희 감독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멕시코로 건너와 멕시코 국립 영화 제작 학교에서 영화 공부를 하며 작품 활동을 하였다. 임 감독은 보통 졸업하는데 10년 정도 걸리는 멕시코 국립 영화 제작 학교를 불과 6년 만에 졸업하였다. 매년 한 작품씩 영화를 제작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과정을 모두 잘 치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멕시코 국립 영상원 넬슨 감독은 임 감독의 영화는 구성이 매우 훌륭할 뿐 아니라, 멕시코 영화 학교가 배출한 젊은 여성감독으로서 개성 있는 표현 방법으로 지금까지 어려운 작업들을 진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임은희 감독은 영상과 음향에서 남다른 표현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와 음향 작업을 해 온 알레한드로 음향감독은 임 감독 영화의 특징은 아시아적 가치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임 감독의 작품은 고유의 특색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멕시코 아리엘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한 ‘섬이 되다’는 소록도 환자들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에서 임 감독은 한센병 환자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과 아프고 고립된 이들의 아픈 삶을 보여주었다. ‘섬이 되다’는 단순히 소록도에 고립되어 살고 있는 환자들의 고독과 아픔만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세계에 존재하는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은 소록도를 찾아 들어가는 장면부터 시작해 소록도 환자들의 일상의 모습과 그들의 대화를 담고 있는데, 소재에서 느껴지는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를 단지 어둡게만 표현한 것은 아니다. 환자들의 인간적인 애환과 보편적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요동 없이 보여주어, 영화를 감상하면서 오히려 자신 에 대해 되돌아보고 인간적인 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에서 눈 여겨 보았던 부분은 환자들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부분에서는 초점이 흐렸다가 맞춰지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병으로 눈이 잘 안 보이는 환자들이 사물을 보는 시각을 표현하기 위해 쓴 기법이라고 한다.
11월 말 ‘섬이 되다’를 멕시코 한인 문화원에서 한국 동포들과 멕시코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감상하고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었지만, 동포들에게 영화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작품을 감상하고 영화 ‘섬이 되다’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들이 이어졌고 임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신중하고 성실히 답변해 주었다.
임 감독은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앞으로 자신이 담당할 작품 하나하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며, 거대한 포부나 목표보다는 지금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신의 위치에서 하나하나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의 모습에서 앞으로 더 성장해갈 그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