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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굴지의 미디어그룹이 공식적으로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한 소식이 알려졌다.
중국 신민완보는 5월 31일 상하이미디어그룹(Shanghai Media Group, 이하 SMG)의 TV·영화센터가 한국 드라마 ‘보고 또 보고’의 중문 리메이크 판권을 140만 위안에 사들였다고 전했다. SMG는 이와 동시에 온라인과 문자 메시지 투표를 통해 “중문판으로 리메이크되었으면 하는 한일 드라마” 중 최고를 가리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5월 말까지 TOP 10 순위 안에 든 한국 드라마로는 ‘풀하우스’, ‘궁’, ‘내 이름은 김삼순’, ‘쾌걸춘향’, ‘가을동화’ 등이 있으며 이벤트가 진행된 지 한 달여 만에 투표수가 150만을 넘을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뜨거웠지만, 일각에서는 한일 드라마 리메이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원작의 감동이 반감될지도 모른다는 것과 양국의 생활, 문화적 배경이 다른 상황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작품이 나올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이전에도 있었던 한일 드라마 리메이크작이나 심지어 한일 드라마 표절시비를 불러일으켰던 작품들도 결과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 했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SMG의 공개적인 리메이크 판권 구입은 중국 내에서 적잖이 신선한 시도였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전에 ‘겨울연가’,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천국의 계단’ 등의 한국 드라마 표절 논쟁이 있었던 시절에 비해 문화콘텐츠 판권에 대한 의식 개선을 확실히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시청자들의 복잡한 정서와는 달리 드라마 제작 주체측이 리메이크에 대해 싫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드라마 중국 안방 점령에 대해 격렬하게 대응했던 제작 주체들이 오히려 리메이크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원작 드라마의 명성으로 홍보,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시청률 외 소기의 성과를 확보할 수 있다면 창작이든 리메이크작이든 크게 관여치 않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최고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이 주최한 2007 최고 현대 드라마(1분기)에 선정된 ‘신상해탄(新上海滩)’도 홍콩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다.
또 웰 메이드 해외 드라마를 재제작하면서 중국산 드라마의 수준 제고를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SMG 주최측 관계자에 의하면 “리메이크 판권 구입은 이미 검증된 작품의 강점이나 경험을 참고하기 위해서이며, 이는 중국 드라마 제작 모델의 또 하나의 유행처럼 흐르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시나리오 확보에 이미 대대적인 투자가 있었으므로 실제 제작에서는 더 공을 들일 작정이며 우선은 중국 내 일류 작가를 초빙해 중국 실정에 맞게 다시 각색할 예정이라고” 한다. 분명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실 리메이크 자체는 드라마 제작의 또 하나의 시도이자 실험으로 볼 수 있지만, 리메이크작이 많이 양산될수록 중국의 시나리오 집필 역량이 약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데 일부 언론들은 우려를 표했다. 시청률과 제작비 회수라는 압력 때문에 방송국이나 제작사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 기회주의에 편승하려고 한다면 중국 드라마 제작 기반이 약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역시 창작 드라마가 더 의의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하는 한국측 입장에서도 논쟁의 여지는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한국 드라마를 방송하느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작을 들여와 새로운 수익창구를 마련하려는 중국의 계산을 모를 일은 없다. 다만 판권 원작의 중국 방영 여부, 시장 유효기간 등을 철저히 고려해야 할 일이다. 무분별하게 중국 내 한국 리메이크작이 많아진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원작인 한국 드라마가 '찬밥'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SMG 주최측은 6월 중순경 온라인, 문자, 전문가 투표에 따라 최종 리메이크작을 선정,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또 6월 11일 상해에서 열린 ‘2007 동아시아 드라마 창작 교류회’에서 20여명의 한, 일 유명 작가들이 모여 위와 관련한 드라마 제작 교류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 참고)
2007年05月31日16:32 新民晚报
2007年05月31日17:31 新闻晚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