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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양곤 외국어대학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 회사에서 번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얀마 현지 여성의 글이다. 우리는 그녀의 글을 통해서 미얀마인들의 한국에 대한 사랑과 기대를 따뜻하고 생생히 느낄 수 있다.
- Shew Yi Phu Phu -
요즘 미얀마의 저널의 주요 소재는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 한국미용 상품들에 관한 것이다. 그 중 대중들에게 최고의 관심사는 역시 한국 배우들에 관한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는 물론 그들의 자연스런 연기는 대중들의 가슴 속에 파고든지 오래다. 백화점에서 길거리 좌판에 이르기까지 한국 배우들의 사진, 포스터, VCD 등이 자리를 다투어 차지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불교 사원 그림으로나 채워졌던 플라스틱 포장 봉지의 디자인조차 한국 배우들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도시는 물론 산골까지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렇듯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드라마 속 인물들의 삶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서로를 따스한 온정으로 대하는 풍속, 관심과 배려, 젊은이들 사이 경쟁적으로 노력하는 모습, 자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들은 미얀마 젊은이들에게 삶의 좋은 본보기이다.
또한 주연, 조연 구별 없이 그들 배역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전체적 드라마에 훌륭히 기여하는 점 역시 크게 배울만한 점으로 얘기된다.
물론 한국 드라마 유행의 부정적인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정적인 의상이나 지나친 장신구는 아직도 전통 의상을 즐겨 입는 미얀마 인들에게 고유문화 상실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며, 여자가 먼저 구애를 한다든지 혼전 동거 생활을 하고, 젊은이들이 밤늦게까지 거리를 쏘다니며 음주하는 모습 등이 10대들에 의해 모방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미얀마 시청자들은 이러한 제 현상을 슬기롭게 분별하며 한국 드라마에 대한 꾸준하며 각별한 애정을 보내고 있다.
TV에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시간대인 저녁 7시와 8시 사이에는 전국의 찻집, 상점, 병원, 서점들에 손님들이 거의 없다.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는 미얀마의 지방에서는 전통적으로 저술 강연회가 자주 열리며 유명한 소설가 등의 강연에는 언제나 인파가 넘치곤 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전 같지 않게 청중이 엄청 줄었다고 한다. 그 원인을 알아보니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참석을 미루다 끝나는 대로 곧장 달려가겠다는 청중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저술 강연회는 그 시작 시간을 7시에서 8시로 변경하였고 그제야 인파가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화가 되어 청중을 필요로 하는 각종 행사나 모임은 한국 드라마 시간대를 피하여 계획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 되어버렸다.
미얀마의 연예인들 역시 한국 드라마의 팬이 되어버렸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이다. 청중들이 유독 한국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스스로 개선점을 발견하려 애쓰고 있다는 것은 국내 영화, 방송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잡지나 저널에서 배우, 탤런트, 모델 등의 인터뷰 기사에는 언제나
1.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보나?
2. 미얀마 청중은 왜 한국 드라마에 매료되나?
3. 미얀마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의 차이점은?
4. 시청했던 한국 드라마 중 가장 감명 깊었던 작품은?
등의 질문이 따르게 마련이다.
미얀마 연예인 대부분은 한국의 연예인에 깊이 매료되어 각종 미-한 친선 행사 등에 적극 참여하며 이들 중 몇몇 유명 배우들은 따로 시간을 내어 한국어 강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의 유명 슈퍼 모델 '바 라인 얀'은 코리아 마니아가 되어버린 젊은 층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한국 배우를 닮은 모델 선발 대회를 열었다. 제 1차 대회는 장동건, 원빈, 송혜교를 닮은 모델을 선발했으며, 두 번째 개최된 대회에서는 가수 Rain을 닮은 모델을 선발했는데,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대중이 점수를 주는 방식도 도입되었다.
저널 역시 한국 연예인 기사가 실리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그 내용이 아무리 유익한 기사 거리들로 충만하다고 해도 한국 스타들의 개인사, 그들의 취미나 기호 등에 대한 기사가 빠지면 대중의 외면을 피할 수 없다고 하니 대중 매체에 갖는 대중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코리아' 라는 소리만 들려도 귀를 쫑긋하곤 하는 십대들은 한국 드라마 삽입곡 VCD, 배우들의 사진, 포스터, 달력들을 나오는 족족 사 모으기도 한다.
이처럼 TV 시청에서 시작되어 찻집, 서점, 백화점, 영화관 등 거리 거리마다에 넘쳐나는 미얀마 대중의 코리아 사랑은 이전의 중국, 일본 등의 대중문화에 대한 반응과는 전혀 그 성질과 양상을 달리 하는 것으로 언제까지고 계속 이어질 광기로까지 느껴진다.
한국 대사관에서는 이러한 미얀마 대중의 사랑과 관심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 달 10일부터 14일까지 5일에 걸쳐 '한국 영화제'를 개최한다고 한다. 대중들은 공짜로 실컷 한국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이 기회를 설렘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