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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각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한류소식부터 그 나라의 문화 소식까지 매일 매일 새롭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소식

  • [등록일] 2006-12-28
  • [조회]4517
 

미얀마는 국가 경제력이 최하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과는 대조적으로 교육열이 대단히 높다(문맹율 20%).  당장 오늘의 먹을 것을 염려해야 하는 생활고 속에서도 자녀들의 과외 학습비에 대한 지출을 늘 우선에 두곤 한다. 한 달에 6만 쟈트(한화 5만원 상당)를 받는 한국인 가정의 가정부 아줌마조차 그 딸의 과외비 명목으로 매달 2만 쟈트 정도를 지출한다. 이는 현 정규 교육의 질에 대한 불신을 반영함은 물론 질곡 속의 그들 삶을 자식 세대에 대물림 하고 싶지 않은 부모 세대의 기원이자 욕망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어를 비롯한 제2외국어 학습에 대한 열기는 대단하다. 현재는 비록 갇힌 체제 속에서 발전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지만, 그럴수록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지구촌을 예민하게 감지하며, 머지않은 정치 및 경제 체제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인 것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이어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기도 나날이 더해간다. 2001년 드라마 방영으로 시작된 '한류'는 외국어 대학의 한국어과에 생기를 되찾아 주었고 한국어 전공생들의 어깨를 펴게 했다.

재 미얀마 KOICA 주최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2003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4회 째를 맞고 있다. 부채춤, 태권도 시범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대형 호텔의 그랜드 볼룸에서 치뤄지는 이 행사는 한국어 보급에 기여함은 물론 양국의 우호, 협력 증진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2004년도 제 2회 한국어 말하기대회 1등 수상 학생의 글을 통해 이들의 한국어 사랑 및 양국 우호 협력 증진에 대한 기대를 들어본다.      


- Su Mon Mon Seuh -

저는 2001년 9월 만달레이 한국어과에 입학, 2006년도에 졸업을 하고 현재 한국 드라마를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입학할 당시에 인기 과목이었던 중국어, 일어, 불어, 독어 등은 굳이 전공을 하지 않더라도 학원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학습 가능하지만 한국어의 경우 외부에 마땅한 학원이나 교재가 없다는 것이 제가 한국어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한국 드라마가 소개되기 전인 2001년도 초반까지 외국어 대학의 한국어학과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간혹 한국을 다녀온 근로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한국인들에 대한 평판도 썩 좋지 않았었습니다. 아직도 '왜 하필이면 한국어냐?' 는 시선이나 노골적인 질문들을 받고 당황하고 민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미얀마인들의 문화, 풍속, 정서와 꼭 맞아 떨어지는 한국 드라마를 접한 이후 사람들의 한국 및 한국어에 대한 인식은 새롭게 변했습니다. 한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점차 많아지고 한국어학과 입학 커트라인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이후 매년 한국 대사관의 KOICA에서는 젊고 의욕 있는 선생님들을 파견하였고 한국어 말하기대회 등의 행사를 주관하게 되어 한국어 전공학생들의 실력과 사기는 날로 높아져 갔습니다.

첫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2003년 12월 10일 양곤시 Traders' Hotel에서 화려하게 개최됐습니다. 이 대회에서 1등을 했던 Htat Htat Win 이라는 친구에게는 포상 외에도 한국 정부의 장학생으로 경희대학교에서 4개월간 한국어 연수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저는 이 친구가 너무 부러웠고 급기야는 다음 해의 말하기 대회에서 일등을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의 기숙사에 자주 놀러 가고, 개인적인 심부름도 자청하며 선생님들과 친해지려 노력을 하였고 선생님들은 이런 저를 성의를 다해 도와주셨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드디어 저는 2004년 10월 23일에 열렸던 제2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게 되었고 고려대학교에서 4개월 간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연수는 저의 한국어 실력을 몇 배는 올려준 것 같습니다. 강의 위주가 아닌 토론 형식의 수업 방식과 한국인 가정에서의 Home Stay는 저의 Speaking 능력을 놀랍도록 발전시켜주었고 특히 한국인 가정에서 직접 겪고 체험한 한국의 문화, 풍습들은 너무 귀하고 값진 것이었습니다.

제3회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한-미얀마 수교 30주년 기념일인 2005년 12월 10일 Sedona Hotel에서 성대히 치러졌습니다. 저는 이 행사의 진행을 맡았는데, 여느 해처럼 12명의 예선 통과자들은 대회당일 주어진 제목에 최선을 다해 원고를 작성하고 연습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감회가 새롭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한-미 친선협회 등에서 보내온 특별상, 공로상 등 평소보다 더 푸짐하고 다양한 상이 마련되어 있었고, 참가자 전원에게는 한국어 사전이 수여되었습니다. 특별 순서로 마련된 한국인들의 '미얀마어 말하기' 프로그램은 너무 따뜻한 감흥을 주었습니다. 미얀마에서 살며 느낀 점들을 말하던 그들의 어색한 발음에도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한국어 전공자들이 직업을 갖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한국인 사장님들은 일부러 이 자리에 참석하여 직접 학생들을 뽑아가곤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2006년 12월 16일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Sedona Hotel에서 개최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외국어대학 한국어 전공학생 중 10명과 일반인 중 한국어 능력 시험 4급 이상의 합격자 중 2명을 포함해 총 12명의 예선 통과자들이 이 날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미얀마의 12월 날씨는 1년 중 가장 아름답습니다. 서늘해진 바람과 함께 한국의 민속 음악, 민속춤도 즐길 수 있으며, 태권도, 퀴즈 등의 프로그램이 있어 더욱 다채로운 이날의 행사에도 많은 관객은 힘찬 박수로 이들을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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