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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본통신원] <겨울연가>신드롬
- [등록일] 2004-10-01
- [조회]6734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일본에서 <겨울연가> 신드롬을 다룬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기사를 마저 살펴보기로 하자. 「…최근 동경에 있는 외국어 학원에서 한국어를 수강하고자 하는 인원이 부쩍 늘고 있다. “학원 강좌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주종을 이루었죠. 최근까지 중국어 수요가 부쩍 늘었구요. 요새는 한국어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겨울연가> 때문이 아닌가 해요.”라고 동경에 있는 국제 언어 교육원 행정부의 고바야시 마사유키 씨는 전한다. (중략)언어에 대한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이 7월15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일본에서의 <겨울연가> 신드롬을 다룬 기사 내용이었다. 이 기사는 첫부분과 끝부분에서 한일양국의 새로운 관계를 두 번이나 언급하였고 이로 미루어 대중문화 교류로 인하여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어 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박정희 정권부터1998년 중반까지 일본의 대중문화 수입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었다. 수입개방화 조치와 더불어 영화인들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외국영화사들의 국내 영업이 허가되고 미국의 메이져 영화사들의 직배가 정착단계에 들어설 무렵을 즈음하여 일본 대중 문화 개방에 대한 기사가 심심치 않게 거론되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민족적 감정, 일본 대중문화의 폭력성과 저질성 등을 이유를 내세워 철저히 배격해 왔다. 1996년 5월 31일, 월드컵 한일 공동 개최가 결정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문화에 대한 폐쇄성을 우려하며 개방에 대한 조치를, 여론을 살펴가며 조심스럽게 펼쳐 나가기 시작하였다. 1996년9월, 부산에서 처음으로 부산 국제영화제가 개최되었다. 국제 영화제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국제」라는 칭호에 걸맞게 세계각국이 만든 영화를 감상함으로써 문화적인 인식을 드높이는 데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제영화제에서는 유독 일본만이 국제 속에 포섭될 수 없었고 구색을 맞추기 위한 일본 영화도 미국과의 합작품에 한하여, 그것도 영화전문가들에게만 공개되었다. 이 광경은 반일 감정이 그만큼 드세고 민족적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하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는 공식적으로 해금 되었고 월드컵을 계기로 두 나라가 과거사는 잊지는 않되 묻어두는 것처럼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억압한 것은 반드시 회귀한다’는 말처럼 양국의 앙금은 문득문득 표면 위로 떠오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겨울연가>에 대한 일본 여성들의 반응은 무척이나 순수한 것이었고 특히 4,50대 기성 여성 세대에서의 <겨울연가>에 대한 수용은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였다. 이것이 일본에서 필자가 느낀 현지의 반응이다. <일본통신원-김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