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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중국통신원] 미용도 한류 바람
- [등록일] 2004-10-26
- [조회]6533
베이징 거리를 걸으면 "한국미발 한국미용" 이라고 적힌 간판이 많이 눈에 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한두 곳이 생기기 시작한 이 간판은 이제 동네마다 없는 곳이 없다. 베이징에 진출한 한국인이 거주하는 변두리에서 베이징의 중심가에 이르기까지 한국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미용실이 점점 증가 하고 있다. 베이징 우다오커우(五道口)거리. 이 곳은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어언 문화 대학 등 내놓으라하는 중국의 대학이 모인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은 지난해에만 7500여명, 올해는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곳에도 한국 미용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한국인이 오픈한 미용실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용이라는 간판을 내건 곳은 10여 곳에 이른다. 우다오커우뿐만이 아니다. 한국인이 많은 왕징(望京)과 야윈춘(亞運村), 베이징의 중심가인 왕푸징(王府井)인근 지역에도 어김없이 한국미용 바람이 불고 있다. 재일 동포 미용실을 포함해 한국 미용기술을 내세워 문을 연 곳은 베이징에만 1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 한류의 한복판에 선 미용 중국에 유행하는 한국문화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미용만큼 한류의 한복판에 서있는 업종도 드물다. 삶에 여유가 생기면 외모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20년이 넘도록 고도 경제성장을 하는 동안 멋 내지 않기로 유명한 중국인의 관습이 바뀌고 있다. 베이징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3,000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돈 많은 사람은 한국인에 못지않다. 이런 상황이 한국인이 중국 미용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했다. 이가자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규상 사장은 1980년대 이후 중국 본토에 상륙한 홍콩의 대형 미용실은 조만간 한국 자본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한국의 미용 산업이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중한 수교가 이뤄진 1992년부터이다. 이때 우다오커우의 시자오(西郊)호텔에 한국 미용실이 들어섰다. 당시만 해도 중국인에게 한국은 먼 나라로 느껴졌던 만큼 주로 유학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붐이 일고 한국의 TV드라마가 중국 가정에 파고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베이징의 동북지역인 신위안리(新原理)에 유학생이 모여 만든 옌한(燕漢)이라는 미용실이 문을 열었다. 이 지역은 술집과 젊은 여성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미의 유행은 여성을 통해 전해지기 마련이다. 베이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어 한국 미용 브랜드인 이가자 미용실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국의 미용 바람이 중국 젊은 여성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규상 사장은 중국 여성이 몰려들 때에는 미용사들이 하루 12시간을 꼬박 서서 손님을 맞아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 미용시장 진출은 한국 미용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 미용사의 외국 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가자 미용실에 이어 한국 유명 미용업체인 전덕현 미용실이 중국에 진출했고 중국 내 한국미용 브랜드인 캐스팅, 리치, FM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베이징의 중심지역에 있는 바이성(百盛)백화점 내 정박이 미용실과 베이징역 인근의 아이야(愛牙)도 문을 열어 돈 많은 중국 여성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보는 단동(丹東)에도 최대 미용실인 펑여우(朋友, 프렌드헤어숍)라는 이름의 한국 미용실이 들어섰다. 2년 전의 일이다. 특히 단동의 펑여우는 조선족과 북한 사람들에게까지도 한국미를 전하고 있다. * 대기업도 진출 타진 중국 내 한국미용 산업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베이징과 상하이, 광주를 비롯한 대도시를 초토화시키는 홍콩 미용자본과는 달리 한국의 미용업체는 아직 소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밑천이 없으면 구멍가게밖에 할 수 없다. 중국에서 한국 미용바람이 불고 있지만 국지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전덕현 미용실의 전 사장은 바로 이 점이 중국 시장에 뛰어드는 한국미용 산업의 한계라고 말했다. 중국의 미용시장 규모는 베이징만 연간 18억 위안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 광주 등 대도시를 합하면 20억 달러를 훨씬 웃돈다. 특히 미용 산업은 파급효과를 따지면 무한대의 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기업이 중국 미용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동북부의 여인가(女人街)에 문을 연 리치 미용실. 리치는 코오롱 인터내셔널이 이가자 미용실의 중국 상륙을 지휘한 이규상 사장을 앞세워 만든 미용실로, 한국의 대기업이 중국에 문을 연 1호 미용 브랜드다. 코오롱 인터내셔널은 70%의 지분을 투자했다. 그러나 아직은 중국 시장을 타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FM 미용실의 송찬용 사장은 한국의 미용자본은 화북 지방을 주 공략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화북 지역은 한국과 기후나 문화적인 배경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중국통신원-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