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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여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OFICE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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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본통신원] 한국드라마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

  • [등록일] 2004-11-06
  • [조회]5874
 일본에 거주하다 보면 일본인과 한국인이 얼마나 다른 존재인지 새삼스럽게 실감할 때가 많다. 텔레비전의 연속극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와 아주 비슷한 감성이나 유머 감각을 가진 듯하면서도 실생활에 있어 함께 생활하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지난 일요일 한 방송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퇴치를 위해 일하는 일본의 중년여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간호사 출신으로 아프리카에서 20여년의 세월을 보낸 이 여성은 에이즈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의 아이들까지도 돌보아 주며 이 아이들만큼은 무지로 인해 걸리는 에이즈로부터 보호하고자 적어도 읽고 쓰는 방법은 가르치려 애쓰고 있었다. 가난의 고리에서 벗어나자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우리의 근대화기 때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그녀는 “아프리카인 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되죠. 내가 아프다든지 해서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되요”라고 눈이슬을 비추며 말했다.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아프리카의 빈민층을 대상으로 그들을 에이즈로부터 보호받게끔 하고 그 치유를 위해서 그토록 노력하는 이가 자신이 그들에게 끼치는 민폐를 운운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전염병의 확산을 저지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병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이가 필요한데 자신이 병들거나 무슨 일을 당하면 소외된 그들을 위해 일할 사람도 없어지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민폐라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흔히 자신의 감정을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을 삼가 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교육을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자신을 위해 행동반경을 크게 해도(지하철 내에서 신문을 크게 펼쳐보거나 하는 행위 등) 잡음을 내어도 (지하철 내에서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행위 등)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이다. 그러나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남들에게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개념은 때로는 매우 큰 스트레스를 불러오기도 한다. 한국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인들이 사회에서 감히 할 수 없는 행동들을 드라마 속의 인물들이 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리 만족을 얻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다. 남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우는 모습, 감정을 앞세워 소리 높이며 삿대질 하는 모습 등이 일본 드라마와 사회에서 볼 수 없는 행위들이며 이것을 관람함으로 인해 자신의 스트레스도 함께 해소한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에게 한국인들은 종종 열정적인 라틴계와 같은 사람들로서 그리고 일본인들은 차고 냉철한 게르만 사람들 같은 속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 한국인이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다면 일본인들은 그것을 표면에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견 타당한 해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근대에는 이성이 감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지만 포스트 모던 시대는 감성 역시도 이성 못지 않게 평가되고 있다. 누가 알겠는가? 드라마를 통한 우리의 생활 방식이 일본인의 생활 패턴에 변화를 줄 지. <일본통신원-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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