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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예술감독 성기웅입니다.
이번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 새로 실시하고 있는 “해외우수플랫폼 초청 문화예술공연전시 지원사업”(일명 “K-arts on the GO”)에 관한 의견을 올립니다.
이번 “K-arts on the GO” 사업은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에서 해오던 공연예술 등 분야의 국제교류 관련 지원 프로그램 중 일부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으로 이관되어 지난 10월 말에 새로 공고된 것입니다.
해외의 공연예술페스티벌 등에 초청을 받은 작품에 항공료와 운반료에 한해 지원을 하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먼저, 공연예술 분야에서 해외 교류나 국제간 공동제작에 참여해온 저를 비롯한 연극인들은 이번에 국제교류 분야의 지원프로그램들이 너무나 성급히 졸속으로 개편된 점을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해오던 지원사업 일부가 옮겨져 귀 귀관에서 첫 공모신청을 마친 “K-arts on the GO” 사업은 그중에서도 가장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른바 ‘우수한’ 해외의 예술 플랫폼(공연예술제 등)을 선정해서 거기에 초청된 작품만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이 너무 낡았습니다. 기성의 권위나 중심-주변의 구조가 해체되며 다양하게 변모해가는 지금의 예술 경향에 맞지 않습니다.
해외 진출이나 교류를 지원하는 기준을 주체적으로 마련하지 않고 해외의 초청 결정에 의탁해버리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발표된 목록에 꼽힌 ‘우수’하다는 해외 플랫폼의 면면도 믿음직스럽지 않습니다. 공연예술 분야의 경우, 예를들어 공연예술제뿐만 아니라 극장까지 플랫폼으로 간주한다면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장이나 사이트들이 목록에 들어가야 할 겁니다.
항공료와 운반료만을 기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부적절합니다.
이미 많은 현장의 예술가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문제점을 더 적지는 않겠습니다.
현장의 전문가들로부터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식으로 공모가 마련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극단의 경우, 일본의 공연예술제로부터 초청을 받아 내년 9월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초청공연을 협의중이었던 공연예술제가 이번에 발표된 ‘우수 해외 플랫폼 디렉토리’ 목록에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새로 부상하고 있는 공연예술제이기에 미처 목록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K-arts on the GO” 사업 1차 공모에 지원 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내년 3월에 2차공모를 할 예정이라 안내되어 있는데, 내년 9월 초청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내년 3-4월까지 기다릴 수는 없기에 대단히 곤란한 형편입니다.
지금 우리와 같은 처지인 예술가나 예술단체가 또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부터라도 제도를 보완하여 빠른 시일 안에 추가 공모를 열어주기를 요청드립니다.
내년 1월에 추가 공모를 실시해서 2월 정도까지 발표가 이뤄진다면 내년 중에 계획하고 있던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추진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0년 전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때 국제교류 분야는 유독 피해가 컸습니다. 기초예술의 해외진출과 국제교류를 지원하는 공공제도는 그때 입었던 상처를 미처 회복하지 못하고 시대에 걸맞는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귀 기관이 새로 시작한 “K-arts on the GO” 사업이 앞으로 부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되어 예술 발전에 견인차가 되어주기를 기원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치열한 검토와 현명한 조치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