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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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해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1. 2022년 11~12월 업종별 주가분석
1) 엔터테인먼트
① 다시 성장주 부각
11~12월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 2.3% 하락했다. 지난 호(9~10월) 급락보다는 훨씬 진정됐지만, 여전히 증시 호황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크게 반등했다. 코스피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는 43%나 올랐고, 에스엠은 8%, 와이지엔터는 3%, JYP Ent.도 22% 급등했다. 팬덤 플랫폼인 디어유도 13% 상승했다.
2022년 내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의 멀티플이 무차별하게 추락했는데, 증시의 컬러가 다시 성장주로 집중된 결과다. 2023년은 경기 불황이 예상되는데, 불황속에서도 온전하게 성장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종목들을 다시 보게 된 계기라 판단된다.
② 불확실성 노출 vs. 아티스트 세대교체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이유는 그간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던 BTS 군입대 이슈가 드디어 공개돼서다. 앞으로 하이브는 진정한 고정비 싸움에 들어가게 되겠지만, 주주 서한에서 밝힌 것처럼 1) 레이블을 통한 4개 이상의 신규 팀 데뷔, 2)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의 질적 성장, 3) 게임 라인업 추가로 비용에 대한 이익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주가는 불확실성을 동반할 때 가장 부진하다. 하이브는 최대 리스크였던 이슈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주가는 오히려 반등의 힘을 얻었다. 에스엠도 마찬가지다. 1인 대표 프로듀서를 위한 자회사 ‘라이크기획’을 최종 종료했다. 엔터 업종의 리스크가 거둬지고 있는 구간이다.
아티스트 세대교체도 한참이다. 하이브의 신규 걸그룹 뉴진스와 르세라핌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팬덤의 선행지표인 앨범도 데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팀이 70~80만 장 가까이 판매되고 있다.
③ 3Q22 실적에서도 확인한 성장 매력
11월 중순 엔터주의 3Q22 실적 발표는 자명한 성장추세를 입증했다. 3Q22 엔터 4사의 합산매출액은 8,934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년,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0%, 6% 상승했다. 합산 영업이익은 1,334억 원으로 두 번째로 높다. 호실적은 1) 엔터주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앨범/음원/굿즈 등의 IP 판매, 2) 예상대로 하반기 집중된 국내외 하이브리드 공연 재개에서 기인한다.
IP 실적이 가장 중요한 만큼, 상세히 들여다보면 3Q22에만 엔터 4사의 앨범은 총 1,500만 장 판매됐다. 가온차트 상위 100위에서 엔터 4사만 합산한 기준이다. 블랙핑크, 트와이스, 에스파, NCT, 세븐틴 등 대형 스타들의 컴백 효과도 컸지만, 뉴진스와 같은 대형 신인 그룹들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분기 최대량이다. 활동이 많았던 만큼 음원도 당연히 후행해서 증가했고, 콘서트 재개로 공연장 앞 부스에서 팔린 굿즈(MD) 수익도 추가됐다.
앨범/음원/굿즈 등의 수익성은 매우 높다. 모든 IP, 즉 지식재산권이 회사에 귀속돼 남겨지는 수익성이 클 뿐 아니라, 투자 및 비용 대비 판매가가 높기 때문이다. 엔터주의 실적, 그중에서도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이 IP 실적에 따라 완벽히 동행하는 가장 큰 이유다. 3Q22에도 그 효과가 톡톡히 나타났다.
앨범은 대표적인 팬덤 지표로 풀이된다. 소비보다는 ‘소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팬덤 지표의 추세가 매우 중요한데, 10월 한 달 동안에도 앨범은 603만 장 팔렸다. 또 다른 팬덤 지표라 볼 수 있는 유튜브 구독자수 추이, 음향/영상 글로벌 무역수지 흑자 등도 매우 고무적이다. 팬덤은 분명 확장 중이다. 적어도 이 지표들이 꺾이지 않는 한 엔터 업종은 ‘호황’이다.
④ 2023년 기회요인 vs. 위험요인
23F 기회요인은 글로벌 현지 사업(현지 아티스트 데뷔 후 수익배분)이다. 기존에는 우리나라에서 한국 아이돌을 데뷔시켜 팬덤 기반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만이 보유한 유일무이한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을 수출하는 개념이다. 아이돌 수요가 많은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우리나라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입혀 현지그룹을 개발 및 데뷔시키고, 각 사의 파트너사와 수익을 배분하는 형식이다. 기술의 수출까지 이뤄지고 있어 산업 펀더멘털은 매우 탄탄하다. 하이브는 일본에서 보이그룹, 미국에서 걸그룹을 출시하고, JYP는 일본, 중국, 미국, 한국까지 총 4개국에서 4개 팀을 선보일 예정이며, 에스엠와 와이지엔터도 각각 일본과 태국에서 현지그룹 데뷔를 앞두고 있다.
위험요인은 22년에 이어 23년에도 아티스트 활동 제약(군입대, 재계약)이다. 23년 내내 BTS멤버들의 군입대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가장 큰 신규 이슈로는 블랙핑크와 NCT의 재계약이 도래한다. 리스크에서는 멀고, 모멘텀에서는 가까운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
2) 콘텐츠(드라마)
① 11~12월 매수 집중
콘텐츠 주가도 11~12월 선방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2%대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대장주인 스튜디오드래곤과 콘텐트리중앙은 24%, 29% 올랐고, 수년간 우하향을 그린 CJ ENM 주가도 43%나 튀어 올랐다. 캡티브 리스크가 없는 중소형 제작사의 아웃퍼폼도 매우 양호했다. 에이스토리는 +24%, NEW +54%, 키이스트 +64%, 팬엔터테인먼트 +64%, 삼화네트웍스까지 +42% 급등했다. 엔터주처럼 증시의 컬러가 바뀌며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성장주들에 대한 반등이 컸던 가운데, 콘텐츠는 1) ‘계절성’을 맞이했고, 2)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② 주가 계절성 확인
콘텐츠 산업은 업종 계절성이 없다. 어느 시점에 얼마나 큰 드라마를 출시할지는 회사별로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유독 많이 집행하는 시기도, 유독 적게 가져가는 시기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콘텐츠의 ‘주가’ 계절성은 존재한다. 늘 연중보다는 연말~연초가 좋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매년 말 대형 글로벌 OTT들은 기대작들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투둠’, 디즈니플러스(+)의 ‘Disney+ Day’, ‘콘텐츠 쇼케이스’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지난 11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2에서는 의미 있는 코멘트가 많았다.
디즈니플러스(+)의 APAC 신작 총 50편 중에 한국 작품은 13편으로 가장 큰 비중(26%)을 차지했다. 또한, 루크 강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구체적으로 에이스토리가 제작한 <빅마우스>를 예로 들며 APAC 지역에서 흥행과 호평을 모두 받은 콘텐츠로 언급했다. 향후 기대작으로는 <커넥트>, <카지노>, <무빙> 등을 손꼽았다. 각각 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NEW가 만드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작품들이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들어온 지 만 1년이 됐다. 지금까지는 다소 흥행 측면에서 잠잠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대표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넓혀가고 있다. 디즈니는 이 행사를 통해 “계속해서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확장해나가며 창작자들과 협력하고 우수한 스토리텔링을 발굴해 세계 무대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둘째, 글로벌 OTT뿐 아니라 한국 방송사, 대표 제작사들도 차기작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형 제작사들의 주가가 유난히 더 좋았던 이유도 매우 공격적으로 2023년 제작 편수를 공개해서다.
③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까지
덧붙여,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추가됐다. 올해 중순 이후 잠잠했던 구작 판매가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이 중국 OTT에 업로드됐고, <하이에나>, <구경이>는 중국 리메이크로 판권을 수출했다. 모두 지난 1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진행됐다는 점과 작은 드라마가 아닌 대형 제작사들이 기획한 구작 드라마가 판매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매우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모든 업데이트의 공통점은 ‘구작’이다. 그러나 사드 이후 지난 6년간 구작은 무수히 판매돼왔다. <사임당, 빛의 일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진정한 의미의 한한령 해제를 확신할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떠한 이슈가 공식화돼야 한한령 해제로 확신할 수 있을까? 1) 구작이 아닌 ‘신작을 동시 방영’하는 것, 2) 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오프라인 ‘공연장 대관을 한국 가수들에게 허용’하는 것, 3) 한국 ‘게임업체가 중국에서 외자판호’를 받는 것 중 한 가지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지난 12월 28일 한국 게임업체의 중국 ‘외자판호’ 발급이 공식화됐다. 총 7건이 발급됐는데, 1) 중소형사의 2) 흥행 가능성이 낮은 3) 오래된 작품을 허가해준 것이 아니라 대형사들의 흥행 가능성이 있는 비교적 최근작에 판호 발급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게임 업종을 시작으로 미디어/엔터 업종도 연쇄적인 중국 한한령 해제 모멘텀이 발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엔터/미디어 업종, 그리고 방한 중국 단체관광 수혜 업종의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종목으로는 판매할 수 있는 ‘구작 IP’를 가장 많이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큰 수혜가 예상되며 캡티브 리스크가 없는 에이스토리 중심의 똘똘한 중·소형주 발굴도 계속돼야 한다. 사전제작이 필수인 신작 동시 방영의 기회는 모든 중/대형 제작사에게 열려있다. 북미, 유럽, 기타 아시아의 비중 확대로 중국 없이도 큰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엔터주 역시 비중은 아주 낮아졌으나, 중국 개방은 언제나 희소식이다.
2. 2022년 11~12월 엔터/레저 산업의 주가에 대한 의견
1) 주가: 다시 성장주로
11~12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2.5%, 2.3% 하락했다. 그러나 엔터/콘텐츠 주가는 강했다. 평균 엔터 업종은 19%, 콘텐츠 업종은 38%나 올랐다. 2022년 내내 증시 부진 속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의 무차별한 멀티플이 추락(과매도)했다면, 증시의 컬러가 다시 성장주로 집중된 결과다. 2023년 경기 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불황 속에서도 확실히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종목들을 다시 보게 된 계기인 셈이다. 지난 호에서 다뤘던 불확실성 해소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하이브의 BTS 입대 발표, 에스엠의 라이크기획 종료가 공식화됐으며 뉴진스, 르세라핌 등의 신규 아티스트 세대교체도 탄탄히 이뤄지고 있다.
거기다 지난 11월부터 불거진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은 더욱 상승 탄력을 높였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구작 드라마가 연이어 중국에 판매되고 있어서다. 그러나 구작 판매는 사드 이후로도 여러 번 존재했었기 때문에 ‘결정적 한 방’이 필요했는데, 그중 하나인 한국 게임업체들의 중국 ‘외자판호’ 발급이 7건이나 허가됐다. 게임업종을 시작으로 미디어/엔터 업종, 중국 방한 단체관광 수혜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
2) 실적: 글로벌 성과 주목
엔터/콘텐츠 업종 모두 글로벌향 실적이 매우 순항 중이다. 엔터 업종은 3Q에서도 4사 합산 기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모두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한 IP(앨범/음원/굿즈등) 실적과 콘서트 재개 때문이었다. 특히 IP는 모든 재산권이 회사에 귀속돼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데, 10월 지표까지도 IP 선행지표인 앨범판매량은 월별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지표가 꺾이지 않는 한 엔터 업종은 ‘호황’이다. IP 성장으로 계속해서 영업이익의 상단을 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콘텐츠 업종은 지난 호에서 다뤘듯, 리스크는 글로벌인 비캡티브 채널이 아닌 캡티브에서 번지고 있다. 2023년 경기 위축 → 광고 축소 → 광고 수익이 메인인 국내 방송사들의 드라마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관건은 글로벌 OTT 재계약, 시즌제, 지속적인 판가 상승이라는 글로벌향 성과가 캡티브의 피해를 얼마큼 감내할 수 있을지다.
3) 전망: 엔터/콘텐츠 긍정적 시각 유지
혼란스러운 증시의 컬러가 다시 방어주에서 공격적인 ‘성장’주로 바뀐다면, 엔터/콘텐츠는 여전히 1순위 선택지다. 재무 건전성, 경기민감도 측면에서 워낙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엔터 4사는 모두 탄탄한 순 현금의 구조이며, 팬덤을 기반으로 하기에 매크로를 전혀 타지 않는다. 콘텐츠는 전방산업까지 고려했을 때, ‘경기=광고’의 민감도가 높지만, 2023년에도 글로벌향 높은 성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23년 엔터 업종의 기회요인은 글로벌 현지 사업(현지 아티스트 데뷔 후 수익배분), 위험요인은 아티스트 활동 제약(재계약, 군입대)이다. 기회요인에서는 가깝고, 위험요인에서는 거리가 먼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이 필요하며 콘텐츠는 공통적인 업종(글로벌 성과, 중국 개방)의 수혜를 흡수하면서도 캡티브 리스크가 낮은 중소형 제작사들의 선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