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아름답고 우아한 중세도시 겐트에서 한국 전통 현악기의 선율이 울려 퍼졌다. 아쟁의 깊고 울림 있는 소리, 가야금의 맑고 섬세한 음색, 거문고의 묵직한 장단이 어우러진 한국 전통 음악이 유럽 고전 음악의 도시로 불리는 겐트의 공연장을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조화로 가득 채웠다. 한국 전통악기 중 가야금, 거문고, 아쟁의 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악 3중주 단체 트리거(Trigger)는 '플란더스 페스티벌 겐트(Flanders Festival Ghent)'에 초청받아 9월 13일 토요일 아르터벨더 응용과학대학교(Arteveldehogeschool)의 호우트스트라트(Goudstraat) 캠퍼스에서 세 차례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과 협력으로 진행됐다.

< 좌측부터 이송희(가야금), 최현정(거문고), 박필구(아쟁) 연주자 - 출처: 통신원 촬영 >
'플란더스 페스티벌'은 1958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벨기에 네덜란드어 언어공동체 지역인 플란더스에서 문화와 음악으로 지역 정체성과 국제 교류를 회복하려는 취지로 시작돼 현재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플란더스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브뤼헤, 루벤, 앤트워프 등 여러 도시에서 개별 축제가 열렸고 그중 겐트에서 열리는 축제가 '플란더스 페스티벌 겐트'다. 겐트는 클래식 음악을 기본으로 하지만 점점 더 월드 뮤직 및 실험적 음악으로 그 장르를 확장했고 현재는 5만 명 이상의 관객과 1,50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대형 국제 음악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9월 13일부터 10월 2일까지 축제가 진행되며 180여 개의 콘서트가 열린다.

< 이수형 트리거 대표 - 출처: 이수형 대표 제공 >
트리거의 이수형 대표는 "트리거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대구광역시로부터 금년 지역 대표 음악단체로 지정됐다. 이를 계기로 벨기에의 겐트, 크로아티아의 바라주딘, 폴란드의 비드고슈치 이렇게 3개국 유럽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부터 초청을 받아 투어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이번 겐트에서 진행되는 플란더스 페스티벌에서는 연주자들이 직접 작곡한 음악으로 한국 전통 현악기가 지닌 다양한 음색을 선보였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전통음악이 지닌 예술성과 단체의 음악적 창의성을 벨기에에 소개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 특히 한국문화가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금, 한국인 그리고 한국 음악 단체로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더욱 함께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한편으론 한국 전통음악의 세계화 과정 속에서 그 전통성과 고유성을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계승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방향과 아이디어를 이번 유럽투어를 통해 발견해 앞으로의 단체 음악 활동 증진과 함께 한국 전통문화 발전에 계속 기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 트리거의 겐트 공연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당일 첫 번째 공연은 약 150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울 만큼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고 진중하게 무대에 집중했으며, 전통 장단이 이어질 때마다 고개와 몸을 가볍게 흔들며 리듬을 타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는 휴대폰을 들어 연주의 순간을 영상으로 기록하려고 사람들도 보였다. 한 곡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로 반응했고, 모든 연주가 끝났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정말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이 감동적이었다.", "한국 전통음악을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에서 들어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실제로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지인들에게 권하고 싶을 만큼 정말 환상적인 무대였다."라는 소감을 밝히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송희 연주자는 "2021년 창단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초청 공연을 하게 돼 감해가 새롭고 영광이다. 벨기에 사람들에게 한국 전통음악은 케이팝과 달리 익숙하지 않을 것 같은데 오히려 음악에 집중하는 청중들의 매너에 감동을 받았다. 여전히 꿈을 꾸는 듯하다."고 전했다. 박필구 연주자는 "오늘 관객이 많아서 좋았고, 무엇보다 창밖으로 많은 나무들이 보이는 자연친화적이고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연주를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라며 공연 소감을 전했다. 최현정 연주자는 "관객들의 집중도가 높아 깜짝 놀랐다. 저희의 호흡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보였고, 음악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느껴져 정말 뜻깊은 공연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수형 대표는 "트리거는 단어 의미처럼 단체의 음악을 통해 한국 전통음악이 지구촌에서 향유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세계 시민들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유럽에서 한국 전통문화와 전통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트리거와 유럽 축제의 협업을 통해 우리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널리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 본 공연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케이-아츠 온더고(K-arts on the GO)'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https://www.k-go.or.kr/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이수형 대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