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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도시락(弁当, 벤토) 문화가 정착돼 있다. 일본인들에게 도시락을 먹는 것이 일상인 만큼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다양한 도시락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일본 도시락 문화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알아보며 시마네대학의 리사이클 도시락 문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에서는 언제부터 도시락을 먹기 시작한 것일까? 일본의 식문화의 이야기를 전하는 일본의 정보 매체인 《SHUN GATE》에 따르면 도시락이라는 명칭은 아즈치 모모야마(安土桃山)의 시대 즉 1573년 이후 탄생했다. 근대 초기 도시락은 상류층의 문화였으나 전쟁으로 피폐했던 에도 시대 이후, 서민들의 생활이 안정되면서 서민들의 생활양식이 됐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도시락 문화가 생겨났고 벚꽃을 보며 도시락을 즐기는 하나미(花見) 문화도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도시락과 함께 튀김과 초밥 등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도 보편화됐다.
훗날 '역에서 먹는 도시락'이라는 뜻의 에키벤(駅弁) 문화도 메이지 시대(1868년~1912년)에 정착됐다. 각 지역의 개성 있는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진 에키벤은 지금까지도 여행의 즐거움이 돼 사랑받고 있다. 예를 들면 장어(ウナギ)로 유명한 지역인 나고야(名古屋)에서는 장어를 주재료로 한 에키벤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을 타고 일본을 여행하는 경우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정차하는 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에키벤이 판매되고 있어 에키벤 문화를 즐겨볼 수 있다.
<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에서 즐기는 일본의 에키벤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재까지도 일본에 도시락 문화가 영향력을 가지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먼저 앞서 언급한 도시락 문화의 역사를 계승한 결과라는 것과, 일본인들이 도시락 문화를 선호하게 된 환경의 영향이 있다. 한국에는 급식 문화가 정착돼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학교에 따라 급식을 제공하지 않아 도시락을 무조건 가지고 가야 한다. 물론 좋아하는 재료로만 도시락을 만들 수 있기에 급식이 있더라도 스스로 도시락을 챙겨가기도 한다. 꼭 직접 만든 도시락이 아니더라도 편의점(コンビニ)이나 도시락 가게(弁当屋さん)에서 다양한 도시락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기에 간편하다. 이러한 환경은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1955년)에 즉석식품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편의성이 높은 도시락의 가치가 높아진 결과다.
더불어 밥과 반찬을 동물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표현하는 문화도 생겨나 일본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개성 있는 다양한 도시락에 먹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행복하고 즐거워진다. '캐릭터 도시락'이라는 뜻의 '캬라벤(キャラ弁)'에 대한 상당한 인기는 일본을 넘어 해외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도시락 문화에 대해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은 커다란 계기가 되고 있다.
< 일본의 개성적인 캐릭터 도시락 - 출처: 'SHUN GATE'
시마네대학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도시락 문화를 선호해 도시락을 구매하는 만큼 대학 내에서는 모든 도시락 용기를 재활용 가능한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후 검은 비닐을 벗겨내면 용기가 하얀색 플라스틱으로 재탄생한다. 해당 플라스틱은 회수 및 공장 가공을 거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이고, 음식을 담았던 비닐은 떼어내 버리면 된다는 점에서 위생도 갖춘 일석이조의 제품이다. 시마네대학은 학생식당 출구와 학생지원센터 카페에 리사이클 용기 수거함을 비치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도시락 용기를 반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시마네대학의 도시락 용기 재활용 시스템, 순식간에 판매된 도시락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SHUN GATE》 小さな箱が魅了させる、日本の弁当文化, https://shun-gate.com/power/power_31/
- 시마네대학 생활협동조합 홈페이지, https://www.shimadai.coop/about/environment/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