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이 다녀온 사진 전문 갤러리 ‘포토그라피스카(Fotografiska)’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사진 전문 갤러리 브랜드로 현재 상하이, 뉴욕, 탈린, 베를린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의 ‘포토그라피스카 상하이(Fotografiska Shanghai)’는 2023년에 개장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 세계의 유명 작가들의 사진 전시와 함께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 상하이 ‘포토그라피스카(Fotografiska)’에서 열리고 있는 조기석 작가의 사진전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은 상하이 ‘포토그라피스카’에서 열리고 있는 조기석 작가의 전시장에는 평일 오후에 방문했지만, 이미 현지의 많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중국 소셜 미디어상에서 조기석 작가의 전시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맞춘 전시"로 호평받고 있다. 갤러리 2층에 자리한 전시회에서는 조기석 작가가 직접 녹음한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한국어로 녹음한 전시 해설을 상하이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듣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면서도 한국 문화의 전파력을 새삼 실감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불완벽한 공존(不完美共存)'으로, 이에 대해 작가는 "사람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공존"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어릴 적 사람들을 만날 때 긍정적이고 외향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던 자신의 양면적인 모습에 대해 ‘무엇이 나일까’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어, 결국엔 그런 다양한 모습의 파편들이 합쳐진 것이 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론은 우리 시대에 공존하고 있지만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마침내 합쳐졌을 때 ‘현시대에만 존재할 수 있는 어떤 아름다움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어져 전시의 주요 주제인 ‘공존’이 탄생했다고 언급했다.

< 조기석 작가의 전시에 현지 관람객이 작품 사진을 찍는 모습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전시의 구성은 총 4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꽃 연구(花卉研究)’, ‘악몽(噩梦)’, ‘사랑과 증오(爱与恨)’, ‘나날들(这些天)’로 나누어진 전시 구성들은 관객과 함께 미학적인 질서와 감정적인 깊이의 근원인 불완전함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모든 이들의 내면에서 가지고 있는 갈등과 결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고 진실과 약함 사이에서 공감을 찾도록 한다고 소개한다.
조기석 작가의 작품은 현대의 한국과 국적을 뛰어넘는 세대 문화 속에서 다채로운 시각적인 감성을 정의했다고 평가 받는다. 상하이 ‘포토그라피스카’는 전시 기획 취지와 조기석 작가의 작품 이미지에 대해, 단순히 동양의 단순한 모티프를 가져와 그를 층층이 쌓아 올린 것에서 벗어나 전통적인 상징과 디지털 기술 및 초미래적인 미학을 융합하여 이른바 새로운 동양화라는 독특한 시각 언어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기석 작가가 작품을 직접 구상하고 기획할 때의 스케치를 같이 전시해 두어 그의 초기 기획이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조기석 작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이전에 작품을 만들 때는 종종 스케치부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에서 챗지피티(ChatGPT), 미드저니(Midjourney) 등의 인공지능(AI) 도구를 더 자주 활용하여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진 촬영이 완료된 후 포토샵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심층적으로 창작한다고 밝혀, 창작에 관한 철학뿐만 아니라 창작 도구 또한 융합적인 방법으로 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전시장에 마련된 조기석 작가의 작품 기획 초안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편 상하이 ‘포토그라피스카’는 저명한 사진작가의 전시회를 여는 곳이면서도 가능성이 있는 글로벌한 신인 사진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갤러리의 포부로 삼는 곳이다. 그렇기에 조기석 작가가 케이팝 스타 제니(JENNIE)의 뮤직비디오를 기획하고 감독했다는 소식도 중국 내에서 큰 홍보 요소로 작용했다. 중국 대표의 소셜 미디어 인 샤오홍슈(小红书)에서도 조기석 작가의 전시회 관련 게시물을 찾아보면 거의 모든 게시물에 작가와 제니에 대한 언급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예술 관련 전시회들은 점차 소셜 미디어의 주요 사용층인 중국 20·30대의 새로운 문화생활로 자리 잡으면서, 상하이에서도 예술 관련 전시가 예술적인 소양을 갖춘 부유층들만의 취미생활이라는 인식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상하이 ‘포토그라피스카’의 이번 전시는 젊은 층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현대미술과 이국적인 주제를 다루는 전시 내용, 그리고 조기석 작가와 케이팝 아이돌과의 협업으로 인해 입소문을 타게 됨으로써 얻은 유명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시를 기획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근래 부쩍 늘어난 젊은 상하이 현지의 젊은 관람객에게 한국 동시대 문화 정체성과 예술적인 흐름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물론 조기석 작가가 한국인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이 한국 문화로 이어져 현지 관람객의 발길을 이끈 것도 맞지만, 이와 같은 사항들은 사실 예술 작품이 지닌 사회적인 메시지나 작품 본연이 지닌 메시지에 대한 관심도를 상대적으로 떨어뜨리게 만들기 때문에 다소 경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그와 관련된 문화적 파급 효과가 예술 영역에까지 미쳤다는 것, 그리고 한국 문화를 소비했다는 경험이 점차 다양한 장르로 파생되는 현상은 의미 있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위챗(WeChat) (2025. 11. 28). 赵基锡:那些不完美共存在我们体内,塑造了真实的“我们”,
https://mp.weixin.qq.com/s/0pvQJbawp1XqPpxSWQW5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