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도네시아식 한복 - 출처: 기스 부티크 인스타그램 계정(@gies_butik) >
올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력 9월에 해당하는 금식월 라마단(Ramadhan)이 2월 20일 시작된다. 한 달간의 금식을 마친 이슬람력 10월, 샤왈(Syawal)월 첫날인 3월 20일에는 이를 축하하는 명절이 이어지며, 전후로 짧게는 3일, 길게는 3주에 달하는 연중 가장 긴 휴무가 시작된다. 이둘피트리(Idul Fitri) 또는 르바란(lebaran)으로 불리는 이 명절은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의 명절로 꼽힌다. 이 시기 몰(mall)과 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새 옷을 마련하는 풍습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설과 추석을 앞두고 새옷을 사입는 것과 비슷하다. 르바란이 이슬람 명절인 만큼 이때 주로 무슬림 의상이 판매되지만 일반 평상복도 활발히 거래된다.
중부 자카르타의 따나아방(Tanah Abang) 시장은 과거 차를 대지도 못할 정도로 도소매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대표적인 의류·섬유 시장이었다. 최근에 시장 현대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의 증가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서민 구매력 약화로 예전의 전성기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연시와 라마단을 앞둔 시기에 부쩍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곤 한다. 올해 새해가 밝으면서 시내의 모든 몰이나 쇼핑센터들이 성탄절 장식들을 뜯어내고 르바란 테마의 조형물과 소품들로 장식을 마쳤는데, 따나아방 시장도 아직 두 달이나 남은 르바란 분위기가 이미 흘러넘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풍으로 재해석되어 현지 디자이너가 생산한 한복이 따나아방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25년부터다. 올해도 이둘피트리 명절을 맞아 한국식 한복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따나아방의 기스 부티크(Gies Butik)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작된 이 스타일은, 여성스러운 한국 전통 의상과 단정한 이슬람 의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패션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분명 한복인데 어딘가 이슬람 분위기가 흐른다. 기스 부티크 인스타그램 계정 (@gies_butik)은 '손미(Sonmi, 브랜드명) 드레스 한국 한복 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이 컬렉션을 2026년 이드 명절에 어울리는 아름답고 현대적인 선택으로 소개했다. 기스 부티크는 이 한복 컬렉션을 2025년 5월 처음 공개했는데 최근 라마단을 앞두고 무슬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 기스 부티크의 한복 컬렉션 - 출처: 기스 부티크 인스타그램 계정(@gies_butik) >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드라마가 20년 넘게 맹위를 떨치면서 한국 사극은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복은 이미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 매우 친숙한 패션이 되었고 특히 한국을 다녀온 중산층 이상의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경복궁에서 필수로 한복 체험을 한다. 그리고 전통 한복의 매력에 빠지곤 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저렴한 이미테이션 한복을 판매하는 곳들이 있다. 쇼피(Shopee)나 또꼬페디아(Tokopedia) 같은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서 전통 한복 모양을 하고 있지만 깜짤 놀랄 만큼 저렴한 가격이 붙어 있는 이미테이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이른바 ‘인도네시아식 한복’을 제작하는 기스 부티크의 ‘손미(Sonmi)’나 ‘가미스(Gamis)’ 브랜드에는 훨씬 비싼 가격이 책정된다. 이는 디자이너 한복이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다는 사실과 반대로 이미테이션 한복들이 얼마나 품질이 낮은지를 동시에 알려준다. ‘가미스’란 기장이 긴 상의를 뜻하는 인도네시아 단어이지만 ‘손미’는 한국 여성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 쇼피(Shopee) 마켓 플레이스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현지 한복- 출처 - '쇼피' 홈페이지 >
기스 부티크의 한복은 한국 전통 의상의 우아함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에 현대적이고 여성스러운, 그리고 인도네시아적인 감각을 더해 여성에게 어울리는 복식으로 재탄생되었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유려한 느낌의 포요구(foyogu) 실크와 부드러운 쩨루티(ceruti) 소재가 조화를 이루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치마는 실제 한복처럼 가슴까지 덮는 사이즈이고 저고리도 전통한복과 색상이나 소재만 다를 뿐 전반적으로 같은 착용 방식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중부 자카르타 따나 아방 로스 D 56번지 A동 6층에 위치한 기스 부티크(Gies Butik)는 2014년에 창업해 주로 드레스, 가운, 정장, 바지 등 현대적인 여성 의류 컬렉션이 주력 상품인데 이번 르바란 의상으로 선보이는 한복 스타일은 기스 부티크의 디자이너 이르마(Irma)가 가족과 함께한 한국 여행에서 경복궁 한복 체험을 하며 한복의 우아함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인도네시아 여성들도 한복을 입기를 바라며 현대적이고 여성스러우면서도 인도네시아적인 감성을 더해 한복을 재해석했다. '더틱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마는 이 컬렉션을 2025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판매량이 급증하여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복 컬렉션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제품은 쇼피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도 판매되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대량 구매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한복 컬렉션은 32만 5,000루피아(약 2만 8,000원)부터 시작하며 쇼피에 공개된 제품은 48~50만 루피아(약 4만 1,500원~4만 3,000원) 선이므로 한국의 원본 한복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넷플릭스(Netflix) <케이팝 데몬 헌터스(K Pop Demon Hunters)>의 헌트릭스(HUNTR/X)와 함께 사자 보이스(Saja Boys)가 열풍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용 한복은 아직 현지 시장에 상륙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더틱닷컴(detik.com)≫ (2026. 0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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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스 부띠끄 인스타그램 계정(@gies_butik), https://www.instagram.com/gies_butik
- 쇼피(shopee) 마켓 플레이스 한복, https://shopee.co.id/search?keyword=hanb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