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르 문학을 선도하는 강지영 작가의 소설 『심여사는 킬러』 가 헝가리어로 번역 출판되며 현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헝가리 대형 출판 그룹 리브리(Libri) 산하 아테네움(Athenaeum Kiadó)을 통해 지난 1월 말 출간되었으며, 한국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의 원작자로 알려진 강지영 작가의 이름을 앞세워 초반 흥행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한편,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한국 문학에 대한 현지 관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관심이 순수 문학을 넘어 장르 소설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현장은 부다페스트 현지 서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 서점가, 섬뜩하면서도 매혹적인 주부 등장
2026년 1월 말, 부다페스트 주요 서점가 신간 매대에는 황금빛 식도에서 붉은 피가 흐르는 다소 파격적인 표지의 소설 한 권이 전면에 배치됐다. 헝가리어로 『심 여사, 살인청구업자(Sim asszony, a bérgyilkos)』 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강지영 작가의 소설 『심여사는 킬러』 의 헝가리어 번역본이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disneyplus, 디즈니+) 한국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이 헝가리에서도 인기를 끌며 원작자 서사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이번 출간은 더욱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현지 대형 서점 체인 리브리(Libri) 신간 코너에 진열된 소설 '심여사는 킬러' -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은 현지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부다페스트 3구 고부다 몰(Gobuda Mall) 내 위치한 리브리(Libri) 서점을 방문했다. 서점 중앙 신간 매대에서 『심 여사, 살인청구업자(Sim asszony, a bérgyilkos)』 를 유심히 살펴보던 현지인에게 한국 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를 묻자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녀는 “작년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한국 문학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며, “순수 문학뿐만 아니라 이런 독특한 설정의 장르 소설 역시 매우 흥미로워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한국 문학의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엄마’와 ‘킬러’ 경계에서 피어난 블랙 코미디와 공감
헝가리 독자들이 이 작품에 열광하는 핵심 포인트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과 극단적 비일상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신선함이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흥신소에 취직했다가 본의 아니게 킬러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주인공 심 여사의 고군분투는 헝가리 독자들에게 블랙 코미디적 재미와 깊은 정서적 공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현지 독자 리뷰를 살펴보면, “한국 소설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일품이다”, “중년 여성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맞닥뜨리는 경제적 고난이 헝가리 사회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 몰입감이 상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 장르 문학이 단순한 자극적 액션에만 치중하지 않고, 보편적 인간 삶과 사회적 페이소스(pathos)를 바탕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헝가리어 번역을 맡은 네메트 니콜레타(Németh Nikoletta) 씨의 번역도 작품 흥행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녀는 한국어 특유의 유머와 긴박감을 유려하게 옮겨내며, 한국 문학의 매력을 현지어로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순수 문학을 넘어 장르 문학으로… 한류 지형도 확장
그동안 헝가리 내 한국 문학은 한강 작가로 대표되는 순수 문학이나,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처럼 사회 고발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 주류를 형성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심 여사, 살인청구업자(Sim asszony, a bérgyilkos)』 출간을 계기로, 한국 문학 소비층이 ‘본격 문학 향유층’에서 ‘일반 대중 장르 팬층’으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출간은 한국 문학이 헝가리에서 더 이상 소수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지 대형 출판사의 자본력과 마케팅, 한국 드라마 인지도, 그리고 보편적 공감을 자아내는 탄탄한 서사가 결합한 사례로, 향후 더 많은 한국 장르 소설이 헝가리를 비롯한 중앙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다페스트 서점가 매대를 장식한 심 여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순수 문학의 깊이와 장르 문학의 재미를 고루 갖춘 한국 콘텐츠가 헝가리를 넘어 중앙유럽 전역 독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새로운 주류 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Athenaeum Kiadó》(2026). 『Sim asszony, a bérgyilkos』 도서 정보, https://athenaeum.hu/konyvek/sim-asszony-a-bergyilkos/139529733
- 《Libri》(2026). 『Sim asszony, a bérgyilkos』 도서 상세 정보, https://www.libri.hu/konyv/kang_dzsijong.sim-asszony-a-bergyilkos.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