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벨기에 언론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11일 개봉해 현재 현지 극장에서 상영 중인 이 작품에 대해 주요 언론들은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지 보도는 단순한 줄거리 소개에 그치지 않고 한국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상세한 배경 설명을 함께 제공하며, 감독이 작품에 담아낸 시대정신과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박찬욱 감독의 신작을 소개한 벨기에 기사 – 출처: '더모르헌(DeMorgen)' >
벨기에 유력 일간지 《더모르헌(De Morgen)》은 지난 2월 10일 ‘나는 폭력을 실행하는 대신 종이에 옮긴다: 한국 감독 박찬욱의 풍자영화 <어쩔수가없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해당 작품을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영화 소개에 그치지 않고 베네치아 영화제 현장에서 박찬욱 감독을 직접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감독의 작품 세계와 캐릭터, 영화의 주제 의식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기사에서는 “박찬욱 감독은 집 안팎의 폭력을 다루는 데 있어,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대단히 창의적인 인물”이라며 “영화 <올드보이>에서 망치로 못을 박는 장면을 넘어 해골을 부수고 이를 뽑는 장면을 보여줬고, 신작 <어쩔수가없다>에서는 화분과 깔때기까지 살인 도구로 승격된다. 심지어 치유적 취미로 여겨지는 분재 가꾸기마저 병적인 방식으로 뒤튼다”고 평가하며 감독 특유의 독창적인 발상을 소개했다.
반면 매체는 실제 박찬욱 감독의 인상에 대해 영화 속 폭력성과 대비되는 모습도 전했다. 기사에는 “잔혹함을 만들어내는 감독이 거칠고 난폭한 인물일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만난 박찬욱은 단정히 손질된 회색 머리와 말끔한 손, 구김 없는 수수한 맞춤 정장을 갖춘 차분한 인상이었다”고 묘사했다. 또한 기사에서는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두고 “후기 자본주의의 냉혹한 이윤 논리를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에게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준 영화이기도 하다”며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약 1천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해 그의 미국 내 최고 흥행작이 되었고, 한국 영화 가운데서도 <기생충>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벨기에 일간지 《더테이트(De Tijd)》 역시 지난 2월 6일 한국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소개하며 작품성과 감독의 위상을 조명했다. 해당 매체는 기사에서 “이번 작품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은 이미 세계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한 거장”이라며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 등을 통해 국제적인 찬사를 받아온 그는 신작 <어쩔수가없다>에서도 폭력적 설정 이면에 인간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숨기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폭력과 블랙유머 사이를 진지하게 가로지르는 그의 연출 태도는 영화가 지닌 사회적 함의를 한층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지 언론의 객관적인 평가와 기대는 벨기에 관객들 사이에서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영화관의 상영 일정을 확인한 결과, 브뤼셀과 리에주, 나뮈르 등 주요 도시 극장에서 <어쩔수가없다>가 상영작으로 편성돼 있으며, 관객 평가 사이트에서도 “강렬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영화는 벨기에에서 상업영화 중심의 대규모 개봉 방식보다는 예술영화 상영관을 중심으로 상영되고 있어 흥행 규모 면에서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어쩔수가없다>는 단순한 흥행 성과를 넘어 문화적 담론과 철학적 성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은 벨기에에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벨기에 언론의 한국 영화 관련 보도는 이전보다 한층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경향을 보이며, 이는 현지에서 높아진 한국 영화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독자들의 관심과 이해 수준에 맞춰 기사 내용 역시 전문성과 밀도를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케이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현지 기자들처럼 향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층의 확대에 대한 기대도 제기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더모르헌(De Morgen)》(2026. 2.10). ‘Ik zet het geweld op papier in plaats van het uit te voeren’: Koreaans regisseur Park Chan-wook over zijn satirische film ‘No Other Choice’,
https://buly.kr/6MtEyfc
-《더테이트(De Tijd)》 (2026. 2. 6). Recensie 'No Other Choice' | Exuberante satire met een onnozel kluchtkantje,
https://www.tijd.be/cultuur/film/recensie-no-other-choice-exuberante-satire-met-een-onnozel-kluchtkantje/106472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