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북경 차오양구(朝阳区)의 유당쇼핑센터(悠唐购物中心, U-Town)가 예년과 다른 봄을 맞이했다. 쇼핑몰 정문 광장에는 알록달록한 장식 조형물이 늘어섰고, 건물 내부 1층 중정(中庭)에는 파스텔 블루와 화이트 톤의 대형 부스가 자리를 잡았다. 13인조 K-팝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팝업 스토어가 북경에 상륙한 것이다.

<SEVENTEEN POP-UP IN BEIJING 공식 행사 포스터 - 출처: 샤오홍슈 계정(@悠唐购物中心)>
'SEVENTEEN POP-UP IN BEIJING'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2026년 3월 14일부터 4월 12일까지 약 한 달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PLEDIS Entertainment)와 현지 파트너사, 그리고 유당쇼핑센터가 공동으로 기획·운영하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굿즈 판매를 넘어, 팬 경험(Fan Experience) 중심의 오프라인 K-뮤직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터 하단에는 Pledis, HYBE, 그리고 현지 파트너사 '이즈위(一直娱)'의 로고가 나란히 인쇄되어 있어 한·중 민간 문화 협력의 구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오픈 당일인 3월 14일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차에서 내려 유당쇼핑센터 방향으로 걸어가자, 쇼핑몰 외관에는 행사 관련 장식물이 이미 설치되어 있었고, 이른 오전부터 십여 명의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었다.

< 행사가 열린 북경 차오양구 유당쇼핑센터(U-Town)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
쇼핑몰 정문 너머로 분홍빛 장식 조형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오양구 대로변에 위치한 유당쇼핑센터는, 이날만큼은 세븐틴 팝업을 알리는 하나의 거대한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었다.
1층 중정으로 들어서자 파스텔 블루 톤의 대형 팝업 부스가 공간 전체를 점령하고 있었다. 쇼핑몰 3~4층 난간에서 내려다보면 그 규모가 한눈에 들어왔다.

< 쇼핑몰 1층 중정을 가득 채운 세븐틴 팝업 스토어와 입장 대기 팬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부스 안에는 의류, 악세서리, 문구류, 캐릭터 인형, 포토카드 등 다양한 공식 굿즈가 진열되어 있었다. 스태프들이 분주히 고객을 안내하는 모습이 상층부에서도 명확히 보였으며, 세븐틴 멤버들의 포스터는 1층부터 상층 난간까지 층별로 걸려 있어 쇼핑몰 전체가 하나의 전시 공간처럼 느껴졌다.
1층으로 내려와 부스 입구에 가까이 다가가자, 회색 외벽에 흰색 조명 글씨로 새겨진 'SEVENTEEN POP-UP IN BEIJING' 사인이 시선을 압도했다.

< SEVENTEEN POP-UP IN BEIJING 팝업 스토어 입구 - 출처: 통신원 촬영 >
입장 대기 줄은 빠르게 길어졌고, 팬들의 손에는 예약 확인서와 함께 이미 구입한 세븐틴 굿즈들이 들려 있었다.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차례차례 입장이 진행되는 모습은 여느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했다. 부스 입구 바닥에는 세븐틴 콘서트와 연계된 대형 그래픽이 설치되어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팬들은 입장 전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기 위해 자연스럽게 줄을 서기도 했다.
부스 내부로 들어서자 파스텔 블루 톤의 아치형 입구 위로 'SEVENTEEN POP-UP' 간판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 SEVENTEEN 팝업 스토어 내부를 가득 채운 팬들과 전시 공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팝업 스토어 입구에 나란히 전시된 판매 상품 목록 -통신원 촬영>
부스 입구 양쪽에는 네 개의 대형 상품 목록 배너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이 배너들은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일종의 '사전 쇼핑 가이드' 역할을 했다. 배너에는 포토카드 세트, 후드티, 코트, 우산, 캐릭터 인형, 키보드, 가방, 모자, 머그컵, 펜라이트 등 품목이 빼곡히 나열되어 있었고, 일부 상품에는 붉은 배경의 '限时限量(한정 수량)' 스티커가 부착되어 희소성을 자극했다. 팬들은 줄을 서면서도 배너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구매 목록을 미리 체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넓은 상품 스펙트럼은 단순한 '앨범 굿즈' 수준을 훌쩍 넘어, 일상 생활용품에까지 세븐틴의 브랜드를 접목시킨 라이프스타일 상품화 전략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세븐틴 팝업 스토어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예약제 운영 방식에 있다. 기획사 측은 예약 시스템을 통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팬 데이터 수집과 수요 관리를 병행했다. 이는 단순히 매출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 '제대로 된 팬 경험'을 우선으로 두겠다는 기획 의도를 명확히 드러낸다.
팬들은 팝업 스토어 방문 인증 사진과 영상을 웨이보(微博), 샤오홍슈(小红书), 더우인(抖音) 등 중국 주요 SNS에 활발히 게재했다.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이 순환 구조야말로 K-뮤직 팬덤 문화의 핵심 동력이다. 직접 찾아가고, 직접 구매하고, 직접 공유하는 과정에서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문화 전달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번 행사는 K-뮤직 콘텐츠가 중국 현지 도시 문화 속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북경 완샹휘(万象汇)에서 열린 에스파(aespa) 팝업 스토어가 현지 쇼핑몰 기념 행사와 결합하여 지역 문화 이벤트로 확장된 것처럼, 이번 세븐틴 팝업 역시 차오양구 상권의 봄 시즌 주요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과거 K-뮤직 홍보가 TV 프로그램이나 전광판 광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도심 쇼핑몰을 하나의 거대한 테마파크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K-뮤직 콘텐츠가 단순히 '수입된 한류'가 아닌 북경 도시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일상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변화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세븐틴 홈페이지,https://pledis.co.kr/ko/artist/detail/seventeen/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