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관광지 중심가에는 한국어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고, 작년부터 시작된 한국인 관광객의 상하이 여행 열풍은 지금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 전체 도시에서 상하이로 입국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월등히 많으며, 통신원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도 한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매일 볼 수 있을 정도이니 중국 입국 시 비자가 필요했던 몇 년 전에 비하면 비약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중국 대표 소셜미디어 샤오홍슈(小红书)에서 눈에 띄는 게시물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상하이로 여행 온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게시물이다. 중국의 한국인 관광비자 면제 정책이 시행되던 2025년 초창기, 한국 인플루언서와 한국 아이돌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상하이 여행 사진이 올라오면서 한국인들에게는 낯설면서 이국적인 풍경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 한국 여자 아이돌인 미연과 츄의 상하이 여행 코스를 정리해 공유한 샤오홍슈 중국인 사용자의 게시물 – 출처: '샤오홍슈(@美商课代表)' >
지난 1년간 한국인 관광객에게 사랑받은 상하이 여행 코스를 간략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중국 현지의 반응과 문화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샤오홍슈에서의 중국 현지 네티즌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상하이 여행 코스가 이미 상당 부분 굳어져 있어 ‘한국인들의 상하이 여행 코스’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관광지로는 “우캉루(武康路)의 우캉맨션(武康大楼)”, ”따룬파마트 징안점(大润发 静安)” “팝마트(泡泡玛特)” 음식점으로는 광둥식 요리 프랜차이즈 전문점 “점도덕(点都德)”, 양꼬치 프랜차이즈 전문점 “헌 지우 이치엔 양꼬치(很久以前羊肉串)”, 훠궈 프랜차이즈 전문점 “하이디라오(海底捞)”, 밀크티 프랜차이즈 전문점 헤이티(喜茶)등이 있다. 여기서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전문점이다. 한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다 보니 한국어 표지판이나 메뉴판을 따로 설치해두었다.

< 따룬파마트(大润发)에 한국어로 된 안내 표지판이 걸려있다. – 출처: '샤오홍슈(@胡里奥11)' >
특히 우캉루와 우캉 맨션은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관광 코스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우캉 맨션 근처 관광 코스는 한국인이 점령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920년대에 지어진 프랑스 조계지 일대에 위치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우캉루는 이국적이면서 고전적인 아늑함이 느껴지는 동네라서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다. 우캉 맨션 맞은편에는 예전부터 길거리 스냅촬영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현지 여행객들에게는 다소 환영받지 못하다가,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우캉맨션의 스냅촬영 기사들에게 찍히면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중국 내 현지 네티즌들에게도 소문을 타면서 ‘한국 언니들처럼 인생 사진 찍기’ 같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헌 지우 이치엔 양꼬치 점장 인터뷰에 따르면, 초기에는 한국 연예인 스타와 인플루언서가 가게에 와서 식사하고 소셜 미디어에, 이마에 쿨링패드를 붙이고 찍은 사진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챌린지처럼 유행하고 있으며, 이후 소셜 미디어상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챌린지처럼 상하이 여행에서 양꼬치를 먹는 사진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지금은 관광지 중심 매장에는 한국어 메뉴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로도 간단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교육한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상하이로 몰리면서 샤오홍슈에 등장한 해시태그가 있으니 바로, 한녀동관(韩女同款)이다. ‘한국인 여자들과 같은 스타일’이라고 직역할 수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한국 인플루언서나 아이돌이 상하이 여행에서 여행한 장소나 여행하는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은 중국 젊은이들의 "스타일 풍향계" 였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메이크업, 한국 스타일링, 한국 드라마와 같은 검색어들이 오랫동안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녀동관(韩女同款)' 현상도 지속되고 있는 관심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한류 추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상하이 우캉루로 몰려들고 와이탄에서 여행 인증 사진을 찍을 때, 샤오홍슈의 중국 젊은이들도 이러한 한국의 인기 인플루언서와 아이돌의 상하이 여행 경로를 함께 구경하고, 모방하며,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것이 "외국인 관광객이 중국에 오면 어떻게 놀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처럼 보이지만, 깊이 분석해 보면 그 이면에는 더 깊은 사회문화적 변화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한중 젊은이들이 쌍방향으로 여행을 오가면서 미적, 소비 및 생활 방식이 교류되고 있다.
한국 인플루언서와 아이돌들이 중국 도시를 방문했다는 건 상하이가 한국인들이 보기에도 여행하고 싶은 도시, 감각 있는 도시로 여겨졌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심미적 교류가 단방향 출력, 다시 말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 연예인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팬심을 드러내는 것에 그치던 것에서 이제는 한국인이 인정하는 여행하기 예쁜 장소가 있고 이국적인 환경을 누리는 양방향의 흐름으로 변모했다.

< 샤오홍슈의 중국인 네티즌이 올린 한국 인플루언서들의 상하이 여행 경로와 스타일 게시물. – 출처: '샤오홍슈(@小咪同学)' >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 패션 브랜드에 대한 한국 관광객의 열기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을 찾아볼 수 있다. 동대문 패션업계 종사자이자 한국 관광객 이씨는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하이에 온 뒤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 슈슈퉁(SHUSHU/TONG), 베이스먼트 FG (Basement FG) 등을 돌며 서울에서 구할 수 없는 스타일까지 찾았다”며 상하이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만든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중국 토종 패션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샤오홍슈의 중국 젊은이들은 "'한녀동관'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중국 토종 패션 브랜드 가치를 재발견했다" 고 전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외국인이 보는 중국’이 그 자체로 콘텐츠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인들은 문화적 접근성과 탁월한 사진 실력과 활발한 소셜미디어 운영으로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한다. 샤오홍슈에 등장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한녀동관'을 열광하는 것도 본질적으로 외국인의 눈을 통해 도시에 익숙한 '이국적 매력'을 재발견하는 '낯선 시각'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샤오홍슈의 '한녀 동관' 현상은 더 이상 "한류가 중국 유행을 압도한다"라고 보기보다 구체적인 생활 소비 장면에서 서로 참고하고, 상호 교류한다는 것에 있다. MZ 세대의 문화 패턴과 소비 분야는 이미 국경이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 다만, 중국의 한국인 관광비자 면제 정책이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여행 난도가 높다는 선입견 때문에 한국인이 상하이에 여행 올 때도 한국인의 추천 경로를 그대로 따라 하면서 실패 확률이 낮은 여행을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중국에는 추천 경로나 여행 가이드북에 다 쓸 수 없는, 다채롭고 다양한 구경거리가 즐비해지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 자료
- ≪즈후 (知乎)≫ (2025. 2. 1)/ 抓住流量变现,第一批来上海的韩国人,已经赚得盆满钵满了,
https://zhuanlan.zhihu.com/p/20943471565
- ≪신랑 차이징(新浪财经)≫ (2026. 1. 8). 上海超市走红韩国社交平台,成韩国游客心中“宝藏购物地”,
https://t.cj.sina.com.cn/articles/view/1653603955/628ffe7302001u34w
- ≪봉황망 (凤凰网)≫ (2026. 1. 16). 一家超市的“逆袭”:如何撬动韩国游客的“上海热”?,
https://news.ifeng.com/c/8pxmrd6e0ed
- ≪계면신문 (界面新闻)≫ (2026. 2. 9). 韩国女生着迷上海国货精品品牌,一年来买两次还不够|消费新业态,
https://www.jiemian.com/article/13991295.html
- 샤오홍슈(小红书) 계정(@美商课代表), http://xhslink.com/o/9k2Cs9Se25X
- 샤오홍슈(小红书)계정(@胡里奥11), http://xhslink.com/o/1cppWhD6ED8
- 샤오홍슈(小红书)계정(@小咪同学), http://xhslink.com/o/3xdCk7VM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