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인에서 한국식 바비큐(K-BBQ)가 빠르게 확산되며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Marca)≫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식 바비큐는 식탁 위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참여형 식사 방식과 이색적인 문화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함께 굽고 나누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즐길 거리로 인식되면서, 특히 젊은 층과 단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외식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마드리드 시내 주요 상권뿐 아니라 외곽 지역까지 한국식 바비큐를 표방한 식당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매장 중 상당수는 대형 공간과 다수의 식탁을 갖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오랜 시간 식사를 즐기는 스페인의 외식 문화와 결합 되면서, 한국식 바비큐는 마드리드에서 단순한 한식 메뉴를 넘어 '경험형 외식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타파스 중심의 공유형 식문화와도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현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와 확산 이면에는 또 다른 특징이 공존한다. 현재 마드리드에서 운영되고 있는 상당수의 한국식 바비큐 식당은 한국인이 아닌 중국계 운영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메뉴 구성 역시 전통적인 한식과는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식 바비큐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한식을 흉내 낸 메뉴들을 함께 제공하는 '아시아 퓨전형' 뷔페 형태가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내 장식(interior) 역시 한글로 도배를 해놓기는 했지만 어색한 한글과 중국풍의 실내 장식으로 그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식당 이름들은 남산이나 서울 등으로 지어 마치 한식당인 것처럼 보여 현지인들이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 최근 마드리드에 늘고 있는 변종 한국식 바비큐 식당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들 식당은 '무한리필' 방식과 다양한 메뉴 구성을 통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외식비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와 맞물리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국 음식 고유의 조리 방식이나 반찬 구성, 양념의 특징 등이 단순화되거나 혹은 변형되어 손님들에게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식'이라는 명칭이 사용되면서 실제 제공되는 음식 사이의 간극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상적인 경험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식당에 다녀왔다'는 경험이 하나의 문화적 트렌드(trend)처럼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방문한 식당을 살펴보면, 상당수는 한국식 바비큐를 표방한 아시아 퓨전형 뷔페 식당인 경우가 많다. 이는 스페인 내에서 소비되는 '한국 음식'의 이미지가 전통적인 한식과는 일정 부분 차이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한국 음식이 현지에서 하나의 '경험 콘텐츠'로 먼저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 변종 한식당의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바비큐 - 출처: 통신원 촬영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현재 스페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변형된 한국식 바비큐'는 한식이 현지 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높은 가격 구조와 다양한 메뉴 구성은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한국식 외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한식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경험을 통해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형성되고, 이후 보다 정통적인 한식을 찾는 소비자층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변형된 형태 → 관심 형성 → 정통성 탐색'으로 이어지는 소비 패턴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현재의 한국식 바비큐 확산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식이 현지에서 자리 잡기 위한 일종의 '입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스페인의 한국식 바비큐 시장이 향후 보다 정교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가격과 접근성을 중심으로 한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이후에는 맛의 정통성과 문화적 요소를 강조한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한식이 단순히 '이국적인 음식'으로 소비되는 단계를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외식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결국 스페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국식 바비큐는 한식의 글로벌(global) 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현상을 보여준다. 한국식 바비큐는 현지화와 변형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새로운 형태로 소비되고 있지만, 동시에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그렇다면 향후 이러한 흐름이 어떻게 정통성과 다양성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마르카(Marca)≫ (2026.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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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arca.com/regalos-promociones/2026/04/08/69d62154e2704e8d2f8b458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