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한국의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 '비비큐(BBQ)'가 태국 현지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가맹본부가 현지 기업 등 제 3의 협력 기업에게 특정 국가나 지역 내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하위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협력 계약)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는 방콕을 거점으로 치앙마이, 푸켓, 파타야까지 확장하고 나아가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인접국가들까지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비비큐(BBQ)는 태국의 매운맛, 튀김, 소스 중심 식문화가 양념치킨과 소이갈릭치킨 등 자사 메뉴들과 높은 적합성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비큐(BBQ) 치킨은 약 10년 전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이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철수하면서 태국 내에서 매장 수가 급감했었다. 당시에는 현지 사정에 정통한 협력사와의 협력이 견고하지 못했거나, 혹은 한국식 운영 방식을 태국 시장에 그대로 이식하려다 보니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더불어 '한국 치킨'이라는 프리미엄(premium)은 있었지만 당시 태국에 자리 잡은 경쟁 브랜드들과의 차별화가 부족했었다.

< 이종석 배우를 모델로 한 비비큐(BBQ) 치킨의 2015년 광고 마케팅
- 출처: 태국 복합 쇼핑몰 '센트럴 웨스트게이트(Central WestGate)'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CenteralWestGateFanpage) >

<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한 비비큐(BBQ) 치킨의 2016년 광고 마케팅
- 출처: 비비큐(BBQ) 치킨 태국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bqchickenth) >
이후 약 10년이 흐른 뒤, 비비큐 치킨은 협력사인 '제너시스 BBQ 타일랜드'와 함께 손을 잡게 되었다. 제너시스 BBQ 타일랜드는 상하이 기반의 대형 F&B 및 SOC(Social Overhead Capital, 도로/철도/항만/공한/발전시설 등 경제 활동의 기반이 되는 필수 인프라) 기업이 설립한 법인으로, 태국 내 외식 경영 경험이 풍부하고 현지 상권 분석 능력이 탁월한 회사로, 좋은 협력사를 잡은 것이 그 이전과 비교할 때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치킨을 파는 매장을 넘어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음식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다이닝(Casual Dining)' 형태의 매장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 태국 방콕의 상징 쇼핑몰을 거점으로 시작하여 다른 거점 도시들로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명확한 실행안(roadmap)을 갖고 있다. 이는 태국을 단순히 진출국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근 국가들로 뻗어 나가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비비큐(BBQ) 치킨의 2026년 계약 체결 모습 - 출처 : ‘스마트비즈(SmartBiz)’ >
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 치킨 브랜드는 '본촌(Bonchon)치킨'이다. 본촌치킨은 2011년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형태로 태국에 진출했으며, 현재 태국 내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한국 치킨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후 교촌치킨이 2013년 태국 시장에 입성했고, 2020년에는 구구치킨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023년 이후에는 BHC, 고피자, 명륜진사갈비, 푸라닭 등이 잇따라 태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지 협력사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계약 또는 법인 설립을 통해 방콕 주요 상권인 센트럴 월드(CentralWorld), 시암 파라곤(Siam Paragon), 아이콘시암(ICONSIAM) 등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특히 BHC의 성장세가 주목할 만하다. BHC는 2024년 1월 방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불과 2년 만에 14개 매장을 구축하며 대형 쇼핑몰과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했다. 그리고 구구치킨은 모든 재료를 한국에서 수입해 진정한 한국 치킨의 맛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이어 충만치킨은 파닭 등 한국에서 최신 메뉴를 구성해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태국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 태국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모델로 활용 중인 본촌(Bonchon)치킨의 광고
- 출처 : 본촌치킨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onchonthailand) >

< BHC 치킨의 태국 광고 - 출처 : BHC 치킨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HCChikcenTahiland)>
이처럼 많은 한국 치킨 브랜드가 태국으로 몰리는 데는 여러 이유가 맞물려 있다. 그중 가장 근본적인 동력은 단연 한류다.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의 영향력 덕분에 외국인들은 한국 치킨 브랜드와 '치맥' 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싶어 한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케이팝 아이돌들의 팬덤이 강하고, 한국 드라마와 예능이 넷플릭스(Netflix) 등 OTT를 통해 일상적으로 소비된다. 드라마 속에서 배우들이 치킨을 뜯으며 맥주를 마시는 장면, 케이팝 스타들이 치킨 광고에 등장하는 모습은 태국 팬들에게 '한국 치킨'을 일종의 한국 문화 체험으로 각인시켰다. 즉 먹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행위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치킨은 이제 한식 전체를 대표하는 첫 번째 접점이 된 셈이다.

< 태국 내 입점된 한국 치킨 브랜드를 평가한 유튜버
- 출처 : 'GZR 고질라(GZR Gozziira)' 유튜브 채널(@GZR Gozziira)>
두 번째로 음식 자체의 경쟁력이다. 대부분의 한국식 치킨은 두 번 튀기는 조리 방식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극대화하며, 이는 한 번만 튀기거나 미리 튀겨둔 뒤 재가열하는 다른 나라의 치킨과 본질적으로 구별된다. 양념치킨, 간장치킨, 파닭 등 다채로운 소스에 버무려 먹는 방식도 해외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태국 자체의 고유한 식문화도 한국식 치킨과의 궁합이 좋다. 매운맛과 소스를 즐기는 태국의 식문화는 한국식 치킨과 높은 적합성을 갖추고 있다.
세 번째는 한국 시장의 구조적인 포화다. 치킨 브랜드 난립으로 7조 원에 이르는 한국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고, 마침 한국 문화콘텐츠의 열풍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커진 만큼,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기업들의 전략이다. 한국에서는 치열한 가격 경쟁과 폐점 압박에 시달리던 브랜드들이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K-푸드(food)'로 자리 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는 태국 시장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다. 태국은 약 7,000만 명의 인구와 높은 관광 수요를 기반으로 외식 브랜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약 14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태국에 진출해 있으며, 일본, 미국 다음으로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태국에서의 한국식 치킨 열풍은 단순한 음식 수출이 아니다. 동남아시아를 한류 친화 시장으로 바라보는 전략적인 시각이 한국 치킨 브랜드들의 진출 방식에 그대로 녹아있다. 방콕 시암 한복판의 쇼핑몰에서 태국 청년들이 한국식 치킨을 먹으며 케이팝을 듣는 풍경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이는 한류가 문화에서 소비로, 소비에서 일상으로 깊숙이 침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식 치킨만의 차별화된 메뉴와 한류 등 소프트 파워(soft power, 매력과 설득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으로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도록 만드는 능력을 뜻함) 효과로 태국 내 한국식 치킨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음식이 한류의 수혜를 받는 동시에 음식이 다시 한류를 확장하는 선순환이 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의 유의미한 치킨 브랜드가 태국에 진출하여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센트럴 웨스트게이트(Central WestGate)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CenteralWestGateFanpage),
https://buly.kr/Ezkmlak
- 비비큐(BBQ) 치킨 태국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bqchickenth), https://buly.kr/8IxzUcs
- 《스마트비즈(SmartBiz》 (2026. 04. 23). BBQ, 태국 진출 본격화···동남아 외식시장 확장 시동,
https://www.smartbizn.com/news/articleView.html?idxno=142487
- 본촌치킨 태국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onchonthailand), https://buly.kr/8TskToL
- BHC 치킨 태국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BHCChikcenTahiland), https://buly.kr/8IxzV2o
- GZR 고질라(GZR Gozziira) 유튜브 채널(@GZR Gozziira), https://www.youtube.com/watch?v=Cg-c_z7B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