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엔에이치케이(NHK)» 드라마의 영향으로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마츠에시(松江市)는 방송 종료 이후에도 관광객 유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추진(松江市は、放送終了後も誘客効果を継続させるため、プロモーションやイベントを実施する方針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쓰에시는 관광객을 위한 마쓰에역 리모델링과 기획전 개최 등 관광객 유입을 위한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19일 «요미우리 신문(読売新聞)»에 따르면 <바케바케(ばけばけ)>의 파급효과로 시마네현에는 약 80억 엔(약 758억 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며, 관광객 수는 141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드라마의 주인공인 고이즈미 야쿠모(小泉八雲)와 관련된 관광지는 기존보다 방문객 수가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4월 드라마 촬영 소품 등을 전시한 <바케바케 전시회(ばけばけ展)>는 개최 4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5만 명을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 야쿠모가 거주했던 옛집 역시 성지순례 명소로 떠오르며 관광객 수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원은 5월 연휴 기간을 맞아 주요 성지순례 장소로 언급되는 두 곳을 중심으로 관광객 인파 현장을 취재했다.
일본의 골든위크(ゴールデンウィーク)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연중 최대 규모의 연휴 기간이다. 연휴를 앞둔 시점부터 전국적인 인구 이동이 시작됐으며, 실제로 골든위크를 약 한 달 앞둔 시점에는 오사카(大阪)와 고베(神戸)에서 마쓰에(松江)로 향하는 고속버스 좌석이 대부분 매진되는 모습을 보였다.

< 황금연휴를 이용해 성지순례를 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마쓰에 거리 - 출처: 통신원 촬영 >
5월 5일 기준, 고이즈미기념관(小泉八雲記念館)과 고이즈미 옛집(小泉八雲旧居·ヘルン旧居) 주변에는 성지순례를 위해 마쓰에를 찾은 전국 각지의 관객들로 붐볐다. 좁은 골목마다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통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평소 비교적 한산했던 역사 거리에 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은 드라마를 통한 관광 활성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 고이즈미 옛집을 찾은 관광객들과 촬영지 소개 화면 - 출처: 통신원 촬영(좌), 일본의 웹사이트인 '오니와상'(우) >
드라마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 고이즈미 옛집은 고이즈미 야쿠모와 가족이 1891년 6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 동안 거주했던 곳이다. 에도시대 후기 사무라이 주택(旧松江藩士の武家屋敷)에서 생활하기를 원했던 고이즈미는 이곳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거주 기간은 짧았지만 그의 삶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팬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원래는 국가 지정문화재(国指定文化財)인 사무라이의 집(武家屋敷)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고이즈미의 옛집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널리 인식되고 있다. 일본 정원 전문 웹사이트인 '오니와상(お庭さん)' 역시 해당 장소를 소개하며 “2025년 «엔에이치케이(NHK)» 아침 드라마 <바케바케>의 무대가 된 곳"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가 저서 <일본의 미지의 흔적들(知られぬ日本の面影)>에도 남길 정도로 사랑했던 사무라이의 집과 정원”이라며 성지순례 장소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처럼 소도시인 마쓰에시에서는 관광객 유입과 함께 지역 전체가 활기를 되찾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문화 콘텐츠가 단순한 시청 경험에 그치지 않고, 작품 속 공간을 직접 방문하고자 하는 성지순례 형태의 관광 수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 증가는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도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마쓰에역 고속버스터미널은 후쿠오카(福岡)와 고베(神戸) 등 전국 각지로 돌아가는 관광객들로 붐볐으며, 대부분의 버스가 만석 상태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마쓰에를 찾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일본에서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성지순례 관광이 지역창생(地域創生)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마쓰에시의 사례 역시 콘텐츠가 지역 관광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예로 평가된다. 한국 역시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문화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일본의 지역 활성화 사례는 한국 문화콘텐츠의 파급효과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드라마의 성지순례 적용 가능성

< 한국 드라마 성지순례 사례 - 출처: '중앙일보' >
한국 드라마 역시 성지순례 관광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 드라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통역사 주호진과 유명 스타 차무희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일본 가마쿠라(鎌倉)에서 고쿠라쿠지역(極楽寺駅) 일대에서 일부 장면을 촬영했다. 비록 짧은 장면이었지만 드라마 공개 이후 해당 장소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가마쿠라 주민들은 이미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성지순례 열풍으로 오버투어리즘을 경험한 바 있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를 계기로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는 “드라마가 공개된 이후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서 온 여성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에서는 문화콘텐츠를 통한 성지순례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오버투어리즘(관광객 공해)이라는 부작용도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관광객 유입이 적었던 소도시나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콘텐츠를 통한 지역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 역시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문화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문화콘텐츠 수출과 함께 국내 관광자원을 콘텐츠에 적극 반영한다면 관광객 유치와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요미우리 신문» 신문보도 (2026.03.19). 「ばけばけ」島根に80億円の経済効果、観光入り込み客数は延べ141万人増の見通し…「小泉八雲」関連施設は来客2~4倍増, https://www.yomiuri.co.jp/local/kansai/news/20260318-GYO1T00173/
- 일본 정원 전문 웹사이트 오니상(お庭さん)의 고이즈미 옛집 소개 부분,https://oniwa.garden/koizumi-yakumo-residence/
- «중앙일보» (2026.04.06). "韓 드라마 때문에" 주민들 폭발... 日 '슬램덩크 동네 무슨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46
- 웹사이트 펀! 재팬!(FUN! JAPAN!)의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촬영지 소개 부분, https://www.fun-japan.jp/ko/articles/14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