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에서는 대만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모두 ‘중국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대만은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는 다언어 사회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언어는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중국어라고 부르는 만다린(Mandarin)이지만, 일상에서는 만다린 외에도 여러 언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는 만다린 외에도 다양한 언어로 안내 방송이 제공되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대만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학습자를 위한 교육도 활발하다. 대학에서는 외국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대만어와 하카어 강의를 정식 교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언어 다양성은 특히 북부보다 남부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타이베이와 같은 북부 대도시에서는 만다린 사용 비율이 높은 반면, 남부 지역으로 갈수록 대만어와 하카어가 일상 언어로 사용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적 요소임을 시사한다.
《타이완 뉴스(Taiwan News)》의 2025년 1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에서는 2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만다린 외에도 대만어와 하카어, 다양한 원주민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만다린 이외 언어의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대만 사회가 직면한 과제로 지적된다. 이는 교육 환경과 미디어 소비가 만다린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다 젊은 세대의 도시 집중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만 문화부는 언어 다양성 보존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12월 대만 정부는 로컬 언어를 활용한 공연 지원 정책을 개정해 발표했다. 해당 정책은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다양한 언어를 접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일상 속 언어 사용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지원 프로그램은 2023년 처음 도입되었으며, 초기에는 대만어(타이위, Taiwanese) 중심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2025년 개정을 거치면서 하카어와 원주민 언어 등으로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지원 대상 단체는 언어 전문가와 협업해 정확한 발음과 문화적 맥락을 반영해야 하며, 해당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을 위한 자막 등 보조 장치 제공도 권장된다. 지금까지 약 200개 단체가 지원을 받았으며, 관련 공연 관람객은 약 1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연예술 분야 외에도 문학 부문 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대만 문화부는 대만어와 하카어를 활용한 작품을 대상으로 문학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상금 규모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해당 언어를 기반으로 한 창작 활동을 지속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대만 최대 규모의 도서 박람회인 타이베이 국제도서전(Taipei International Book Exhibition, TiBE)에서도 하카어 관련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대만 행정원 산하 기관인 하카위원회(Hakka Affairs Council, HAC)는 올해 두 번째로 하카관(Hakka Pavilion)을 운영하며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출간된 하카 문학 작품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하카위원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위원회는 하카 문학을 그림책과 만화, 영화, TV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매체에서 하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련 콘텐츠의 저변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 2026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의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처럼 대만의 언어 다양성 보존 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보완되고 있다. 특히 공연과 문학을 중심으로 한 지원 정책은 단순한 언어 보존을 넘어 실제 사용 환경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언어 사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육과 미디어 분야와의 연계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예술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최근 제도 개편이 이뤄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그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향후 이러한 정책이 언어 사용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젊은 세대의 로컬 언어 사용 확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타이완 뉴스》 (2025.11.10). Culture ministry backs arts projects to revive Taiwan languages, https://www.taiwannews.com.tw/news/6240279
- 대만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 공식 홈페이지 중 전자게시판, https://buly.kr/9MSkUM
- 하카위원회(Hakka Affairs Council, HAC) 공식 홈페이지 중 보도자료 페이지, https://buly.kr/AlmoK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