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대표하는 일간지 «토론토 스타(Toronto Star)»가 최근 한국 여행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토론토에 본사를 둔 여행사 지 어드벤처스(G Adventures)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익스피디션(National Geographic Expeditions)과 공동으로 기획한 ‘저니: 솔 오브 사우스 코리아(Journeys: Soul of South Korea)’에 기자가 동행해 취재한 내용이다. 서울과 경주, 부산, 제주를 돌아보는 9일간의 여정을 담은 이번 보도는 단순한 여행 상품 소개를 넘어, 캐나다 여행자들이 한국 문화와 관광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토론토 스타(Toronto Star)'에 보도된 한국 문화 관광에 대한 기사 - 출처: '토론토 스타(Toronto Star)' >
기사는 비무장지대(DMZ)의 제3땅굴을 방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기자는 분단의 역사와 긴장이 담긴 장소가 오늘날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기념품까지 판매하는 관광지로 운영되는 모습을 다소 모순적으로 바라본다. 이는 한국이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분단의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공간임을 캐나다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기자는 평소 가이드가 인솔하는 단체관광을 불편하게 여겼지만, 이번 여행이 단순한 명소 관람을 넘어 ‘몰입형 여행(immersive travel)’을 지향한다는 설명에 호기심을 느껴 참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자가 가장 즐거웠다고 평가한 것은 경복궁이나 북촌한옥마을 같은 유명 관광지보다 태권도 격파와 김치 만들기처럼 직접 몸을 움직이며 참여하는 체험이었다.

< '토론토 스타(Toronto Star)'에 보도된 한국 문화 관광에 대한 기사 - 출처: '토론토 스타(Toronto Star)' >
특히 주목할 대목은 기자가 경주에서 한복을 입기 전, 외국인의 한복 착용이 문화 전유(cultural appropriation)에 해당하는지 직접 검색해 보았다는 점이다.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에서 문화 전유는 민감한 주제이기에 이러한 고민은 현지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외국인의 한복 착용을 장려하고, 한복을 입은 방문객에게 고궁 무료입장 혜택까지 제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자는 안도감을 나타냈다. 이는 한복과 고궁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전통문화 관광이 외국인의 참여를 경계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부산에서 이루어진 김치 만들기 체험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희영 셰프는 김장이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며 세대를 거쳐 전승돼 온 문화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라는 점을 설명했다. 기자는 직접 김치 양념을 만들고 배추에 버무리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평소 반찬으로 접하던 김치에 많은 노동과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기록했다. 캐나다 독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김치를 단순한 발효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성과 계절의 지혜가 담긴 생활문화로 소개한 것이다.
무엇보다 단체 관광에 회의적이던 기자의 태도가 여러 체험을 거치며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은 기사에 설득력을 더한다. 여행 상품을 무조건적으로 칭찬하기보다 자신의 불편함과 의심을 솔직하게 드러낸 뒤, 실제 체험을 통해 예상보다 즐거웠다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형화된 관광을 꺼리는 캐나다 독자들에게도 한국에서는 단체관광을 통해 충분히 의미 있는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기사 말미에 등장하는 산낙지는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 기자는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산낙지를 접하고 자신에게는 지나치게 모험적인 음식이었다고 밝히면서도, 이 경험이 관광객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 한국 식문화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기사가 마무리되기 직전, 지 어드벤처스는 앞으로 여행 일정에서 산낙지 체험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필자는 지난 2018년에도 캐나다 언론이 산낙지를 둘러싼 동물보호 논쟁을 다룬 내용을 코피스를 통해 소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산낙지를 동물 학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입장과 한국 식문화에만 서구의 윤리적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맞섰다.
이번 산낙지 체험 제외 역시 한국의 전통 식문화가 캐나다 사회의 윤리적 기준과 여행자의 정서 속에서 어떻게 선택적으로 수용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물론 모든 전통문화를 관광 상품에 그대로 포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 일정은 참가자의 안전과 취향, 대중성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문화가 해외에 소개되는 과정에서 어떤 요소는 환영받고, 어떤 요소는 불편하거나 논쟁적인 것으로 분류돼 제외되는지는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이번 «토론토 스타» 기사는 비무장지대(DMZ)와 한복, 태권도, 김장, 산낙지 등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생활문화, 나아가 문화적 차이까지 함께 조명한다. 이를 통해 캐나다 여행자들이 한국 문화의 어떤 부분에 호기심을 느끼고, 어떤 경험에서 즐거움을 얻으며, 또 어떤 지점에서 낯설음을 느끼는지를 엿볼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보도는 캐나다 사회의 기존 인식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직 한국을 여행지로 고려하지 않았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주요 언론이 한국의 역사와 전통, 음식, 문화 체험을 심층적으로 소개했다는 점은 한국 문화와 관광이 현지 독자들에게 한층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토론토 스타(Toronto Star)» (2026.06.04). Can guided group trips offer authentic cultural immersion? I was skeptical when I joined a tour of South Korea, https://www.thestar.com/life/travel/can-guided-group-trips-offer-authentic-cultural-immersion-i-was-skeptical-when-i-joined-a-tour-of-south-korea/article_00cf6eb8-531c-4e3c-9d72-90063021dedc.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