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걸그룹 아이들(i-dle)이 싱가포르 공연과 현지 브랜드 행사로 현지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들은 6월 13일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Singapore Indoor Stadium)에서 ‘2026 아이들 월드 투어 [싱코페이션] 인 싱가포르(i-dle World Tour [Syncopation] In Singapore)’ 공연을 열었다. 싱가포르 유력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와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은 공연 직후 리뷰 기사를 통해 아이들의 무대 구성, 라이브, 현지 팬과의 소통, 싱가포르 문화 코드를 반영한 장면을 주요하게 다뤘다. 공연 이틀 전인 6월 11일에는 멤버 민니(Minnie)가 플라자 싱가푸라(Plaza Singapura)에서 열린 오운데이즈(OWNDAYS) 팝업 행사에 참석하며 패션·라이프스타일 매체의 관심도 받았다. 이는 케이팝의 영향력이 공연장 안의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지 브랜드 행사와 팬 접점, 라이프스타일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6월 13일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아이들(i-dle) 싱가포르 공연 모습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takchiu) >
이번 공연은 아이들이 2025년 5월 현재의 팀명으로 리브랜딩한 뒤 싱가포르에서 연 첫 단독 콘서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아이들이 2022년 더 스타 씨어터(The Star Theatre), 2023년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에서 공연했고, 2025년 9월에는 리조트 월드 볼룸(Resorts World Ballroom)에서 열린 〈버블링&보일링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싱가포르(Bubbling&Boiling Music And Arts Festival Singapore)〉에도 출연했다고 소개했다. 즉 이번 공연은 단발성 방문이 아니라 싱가포르에서 꾸준히 이어진 팬덤 기반 위에서 열린 무대였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도 공연 전 보도를 통해 아이들이 2026년 6월 13일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에서 ‘싱코페이션(Syncopation)’ 콘서트를 연다고 소개했다. 해당 보도는 싱코페이션 월드투어가 한국 올림픽 체조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타이베이, 방콕, 요코하마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포함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이 월드투어의 주요 아시아 공연지 중 하나로 배치됐다. 이는 싱가포르가 케이팝 월드투어에서 꾸준히 포함되는 지역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지 매체가 특히 주목한 장면은 공연 중 아이들이 싱가포르 문화와 접점을 만든 방식이었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아이들이 싱가포르 출신 가수 린쥔제(JJ Lin)가 작곡한 중국어 곡 〈웬 유(When You)〉를 커버했다고 보도했다. 이 곡은 대만 가수 신디 왕(Cyndi Wang)이 2003년 발표한 곡으로 알려져 있으며, 린쥔제도 이후 자신의 버전으로 선보인 바 있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 역시 아이들이 공연 중 린쥔제의 곡을 중국어로 라이브 커버하자 관객의 환호가 터졌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커버 무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케이팝 해외 공연에서 현지 팬을 위한 커버곡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싱가포르 출신 아티스트와 연결된 중국어 곡을 선택했다는 점은 공연 도시의 문화적 맥락을 읽은 시도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가 공존하는 다언어 사회다. 이 가운데 중국어 곡을 라이브로 선보인 것은 현지 중화권 대중문화와 케이팝 공연이 만나는 장면이었다. 특히 우기(Yuqi)와 슈화(Shuhua)가 중국어로 노래할 수 있는 멤버라는 점도 공연의 현지화 요소를 강화했다.

< 싱가포르 공연에서 린쥔제(JJ Lin) 작곡곡 커버를 주요 장면으로 소개한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 기사 화면 - 출처: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
또 다른 현지화 장면은 싱글리시 사용이었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민니와 소연이 공연 중 “스위 라(swee lah)”라는 싱글리시 표현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스위 라”는 싱가포르에서 긍정이나 칭찬, 만족을 표현할 때 쓰이는 구어 표현이다. 민니는 관객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 표현을 사용했고, 소연도 공연 중 팬들과의 대화에 같은 표현을 넣었다.
케이팝 공연에서 현지어 한두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싱글리시는 싱가포르의 일상적 언어 감각과 정체성을 담은 표현이라는 점에서 현지 팬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가 오가는 공연장에서 싱글리시 표현이 등장한 것은 아티스트가 공연 도시의 문화를 단순히 배경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팬들과의 대화 속으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언어적 장치는 공연장을 찾은 팬에게 ‘이 무대가 싱가포르를 위해 준비된 공연’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의 공연 리뷰는 아이들의 무대 장악력과 라이브 역량에도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연은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고, 멤버별 솔로 무대와 히트곡, 자주 선보이지 않았던 수록곡들이 함께 구성됐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은 공연의 극적 장치를 언급하며 불꽃 효과와 무대 연출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또한 모든 멤버가 영어로 관객과 장난스럽게 소통하며 무대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 보도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흐름은 아이들의 정체성을 ‘음악적 변화’와 ‘자기확신’으로 해석한 점이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은 리더 소연이 많은 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해 그룹의 정체성을 만들어 왔다고 설명하며, 아이들의 음악이 컴백마다 장르를 바꾸면서도 멤버 각각의 개성과 자신감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아이들이 단순히 인기 걸그룹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적 방향성과 멤버별 개성까지 현지 매체의 분석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연장 밖에서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이어졌다. 멤버 민니는 공연 이틀 전인 6월 11일 플라자 싱가푸라 아트리움(Plaza Singapura Atrium)에서 열린 오운데이즈의 ‘오운 “유어” 데이즈(OWN “your” DAYS)’ 팝업 행사에 참석했다. 《아시아원(AsiaOne)》은 민니가 6월 11일 오후 5시부터 플라자 싱가푸라 아트리움에 등장해 오운데이즈의 새 ‘포토셰이드 렌즈 컬렉션(PhotoShade Lens Collection)’ 론칭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팝업은 6월 8일부터 14일까지 플라자 싱가푸라 메인 아트리움에서 열렸고, 민니의 등장은 6월 13일 아이들 싱가포르 콘서트를 앞두고 진행된 일정이었다.

< 오운데이즈(OWNDAYS) 팝업 행사와 민니(Minnie)의 싱가포르 방문을 다룬 기사 화면 - 출처: ‘아시아원(AsiaOne)’ 웹사이트 >
《로피시엘 싱가포르(L’Officiel Singapore)》도 민니의 오운데이즈 팝업 참석을 패션 기사로 다뤘다. 해당 매체는 민니를 오운데이즈의 새로운 뮤즈이자 포토셰이드 캠페인의 얼굴로 소개했다. 이는 케이팝 아티스트가 음악 활동뿐 아니라 패션, 뷰티, 안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얼굴로 현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을 보여준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팬덤의 관심이 쇼핑몰 팝업과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나타나는 케이팝 소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케이팝 공연은 주로 콘서트 티켓 판매와 음원 소비를 중심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티스트의 현지 방문이 브랜드 팝업, 패션 행사, 팬 이벤트, 쇼핑몰 방문 경험과 결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팬은 콘서트장에서 음악을 듣는 것뿐 아니라, 공연 전후에 아티스트가 참여한 브랜드 행사장을 찾고, 관련 상품을 체험하고, SNS에 현장을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케이팝은 음악 장르를 넘어 도시의 상업 공간과 라이프스타일 소비를 움직이는 문화 자산으로 기능한다.
싱가포르가 이러한 케이팝 활동의 무대가 되는 배경에는 도시의 특성이 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교통·쇼핑·관광 허브로, 해외 팬들이 접근하기 쉬운 도시다. 대형 공연장과 쇼핑몰, 브랜드 팝업 공간이 밀집해 있어 콘서트와 상업 행사를 함께 진행하기에도 적합하다. 아이들의 경우도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 공연과 플라자 싱가푸라 팝업 행사가 같은 주에 이어지며, 팬덤의 관심이 공연장과 쇼핑몰을 오가도록 만들었다.
현지 매체의 보도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공연의 주요 장면을 정리하며 린쥔제 곡 커버와 싱글리시 사용을 강조했다.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은 공연 리뷰를 통해 멤버들의 무대 장악력, 라이브, 무대 연출, 팬 반응을 평가했다. 《아시아원》과 《로피시엘 싱가포르》는 민니의 브랜드 팝업 참석을 각각 엔터테인먼트 뉴스와 패션 기사로 다뤘다. 같은 케이팝 아티스트의 방문이 공연 리뷰, 음악 기사, 팬 이벤트 보도, 패션 기사로 분산돼 다뤄진 것이다. 이는 케이팝이 현지 미디어 안에서 단일한 연예 뉴스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소비 영역의 소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현지 매체 보도만으로 공연 전체의 반응을 단정할 수는 없다. 콘서트 리뷰는 기자의 관찰과 일부 팬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며, 브랜드 행사 보도 역시 특정 이벤트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여러 매체가 같은 기간 아이들의 싱가포르 활동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뤘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공연장은 음악적 퍼포먼스의 공간이었고, 쇼핑몰 팝업은 팬과 브랜드가 만나는 공간이었다. 두 공간을 연결한 것은 아이들이라는 케이팝 아티스트의 현지 영향력이었다.
이번 아이들 싱가포르 공연과 민니의 팝업 행사는 케이팝의 해외 확장이 어떻게 다층적으로 이뤄지는지를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는 한국어 노래와 강한 퍼포먼스가 중심이 됐지만, 공연 안에는 중국어 커버곡과 싱글리시 표현이 들어갔다. 무대 밖에서는 멤버의 브랜드 활동이 쇼핑몰 팝업과 연결됐다. 이는 케이팝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언어와 문화, 상업 공간과 결합해 팬과 만나는 방식이다.
싱가포르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공연을 하고 떠난 해외 아티스트가 아니었다. 현지 매체는 이들의 무대를 공연 리뷰로 다뤘고, 멤버의 브랜드 행사는 패션·엔터테인먼트 뉴스가 됐다. 린쥔제 커버와 “스위 라”라는 표현은 현지 팬을 향한 문화적 신호로 읽혔고, 민니의 팝업 참석은 케이팝 팬덤이 라이프스타일 소비와 연결되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번 사례는 케이팝이 싱가포르에서 음악 공연을 넘어 현지 문화와 상업 공간, 팬 경험을 함께 움직이는 복합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The Straits Times)》 (2026. 06. 14). K-pop girl group I-dle cover JJ Lin song during Singapore concert,
http://straitstimes.com/life/entertainment/i-dle-covers-jj-lin-song-during-singapore-concert
-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 (2026. 06. 14). I-dle Syncopation Singapore concert: K-pop queens show off immense charisma, powerful vocals and a JJ Lin cover,
https://cnalifestyle.channelnewsasia.com/entertainment/i-dle-syncopation-singapore-concert-review-584506
-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 (2025. 12. 03). K-pop group I-dle to stage Singapore concert in June 2026,
https://cnalifestyle.channelnewsasia.com/entertainment/i-dle-singapore-concert-2026-476316
- 《아시아원(AsiaOne)》 (2026. 06. 04). I-dle’s Minnie to be in Singapore on June 11 for brand event
https://www.asiaone.com/entertainment/kpop-idle-minnie-singapore-june-11-owndays
- 《로피시엘 싱가포르(L’Officiel Singapore)》 (2026. 06. 15). i-dle’s MINNIE Charms Fans at OWNDAYS “OWN ‘your’ DAYS” Pop-up in Singapore
https://buly.kr/4508Fwo
- 인스타그램 계정(@takchiu),
https://www.instagram.com/reel/DZhu22GvCAG/?igsh=MTdiYzA4OGg5b2Z6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