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크래프톤(Krafton)의 배틀그라운드(PUBG)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크래프톤과 텐센트(Tencent) 산하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LIGHTSPEED STUDIOS)가 공동 개발한 <배틀그라운드(PUBG) 모바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 게임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제작 구조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출발한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이 남아공 대중문화와 e스포츠 안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 7월 21일 기준 남아공 전체 구글플레이 게임 이용 순위 - 출처: 시밀러웹(Similarweb) 웹사이트 >
시밀러웹(Similarweb)의 남아공 구글플레이 집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7월 21일 기준 전체 게임 이용 순위 19위, 액션게임 매출 6위를 기록했다. 이용 순위보다 매출 순위가 높은 것은 무료 이용자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충성 이용자층이 존재한다는 간접 신호다. 다만 이 사이트는 상대적 순위이지 이용자 통계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남아공 활성 이용자 수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며, 현지 보도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수백만 이용자도 대륙 전체를 가리키므로 남아공 전체 이용자 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성과의 배경에는 모바일 우선 환경이 있다. 남아공 《아이오엘(IOL)》은 7월 24일 엑스박스(Xbox) 시리즈 S가 9,998랜드(약 86만 9,826원), 시리즈 X가 14,999랜드(약 130만 4,914원)에 판매되는 등 게임 기기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미 보유한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시작할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고가 콘솔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다만 원활한 구동을 위한 단말기와 데이터 비용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접근성이 모든 계층에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다른 전환점은 2025년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에 전용 서버가 정식 가동된 일이다. 이용자는 서버 노드를 선택해 아프리카 내부 또는 글로벌 매칭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서버는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다. 2020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프리카 이용자가 유럽·중동 서버에서 180~265밀리초(ms)의 지연을 호소한 기록이 있고, 남아공 경로에서 20밀리초가 구현되자 이를 반기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현지 반응의 핵심은 화려한 새 콘텐츠보다 ‘렉 없이 공정하게 겨룰 환경’이었다. 낮은 지연은 일반 이용자의 이탈을 줄이고 선수에게는 교전 반응 속도의 구조적 불이익을 덜어 준다.
서버와 이용자 기반의 확대는 e스포츠 경로와도 연결됐다. 남아공 팀 엑스포스 리젝스(XForce Rejects)는 지난 5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PUBG MOBILE GLOBAL OPEN, PMGO) 아프리카 결선에서 우승해 상금 2,500달러와 세계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이어 6월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Jakarta)의 테니스 실내 스타디움 세나얀(Senayan)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시즌1 본선에 아프리카 대표로 참가했다. 32개 팀 가운데 생존 스테이지까지 올랐으나 해당 단계 13위로 그랜드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다. 세계 정상과의 격차는 남았지만, 지역 예선을 통과해 국제 오프라인 무대에 선 것은 남아공 선수에게 취미와 직업 사이의 구체적인 경력 경로가 생겼다는 의미가 있다.
이 흐름은 현재진행형이다. 7월 21일 발표된 e스포츠 네이션스컵 명단에서 남아공은 세계 랭킹 초청국에 포함됐다. 124개 국가·지역이 공식 선수 명단을 등록한 가운데 본선에는 32개국이 출전한다. 대회는 11월 3~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Riyadh)에서 열리며 총 상금은 132만 달러다. 남아공은 한국, 중국, 일본 등과 함께 국가 단위 경쟁의 장에 서게 된다. 특정 프로게임단에서 벗어나 국기를 달고 출전한다는 상징성은 게임에 무관심하던 대중에게도 e스포츠를 알릴 계기가 될 수 있다.

< 아프리카에서 유행한 마판갈레 춤 기반의 감정표현 출시 포스터 - 출처: ‘뉴스24(News24)’ 웹사이트 >
문화적 파급력도 주목할 만하다. 마사이 슈카 의상, 아프리카에서 유행한 마판갈레 춤 기반 감정표현, 전통 보드게임 만칼라의 도입은 한국 지식재산권이 현지 문화를 게임 안에 번역한 사례다. 그러나 현지화가 장식적 차용에 머물지 않으려면 아프리카 창작자와 이용자가 제작 과정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 결국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남아공 안착 여부는 일시적 순위보다 안정적인 서버 운영, 지역 리그의 지속성, 청소년의 인앱결제 보호와 창작자 생태계 조성에 달려 있다. 그 조건이 갖춰질 때 한국 게임 지식재산권은 단순 수출품을 넘어 남아공 청년들이 함께 만들고 경쟁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 자료
- 시밀러웹(Similarweb) 웹사이트,
https://www.similarweb.com/top-apps/google/south-africa/games/top-grossing/
- 《뉴스24(News24)》 (2025. 07. 18). Hit game PUBG MOBILE brings Africa local servers and cultural flair,
https://www.news24.com/brandstory/partner-content/hit-game-pubg-mobile-brings-africa-local-servers-and-cultural-flair-20250718-0693
- 《스와이프 라이트(Swipe Right)》 (2026. 07. 21). PUBG MOBILE UNITES 124 COUNTRIES AND TERRITORIES FOR ESPORTS NATIONS CUP 2026,
https://www.mynewsdesk.com/uk/swipe-right/pressreleases/pubg-mobile-unites-124-countries-and-territories-for-esports-nations-cup-2026-3459026
- 《아이오엘(IOL)》 (2026. 07. 24). Why tech is so expensive right now: MacBooks, Xbox, and the global RAM crisis thanks to AI,
https://iol.co.za/technology/big-tech/2026-07-24-why-tech-is-so-expensive-right-now-macbooks-xbox-and-the-global-ram-crisis-thanks-to-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