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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필리핀이 함께하는 필리핀 ‘시력 보호의 달’

  • 조회수

    36

  • 게시일

    2026-08-06

  • 국가

    필리핀

매년 8월 필리핀 현지 거리와 병원 곳곳에는 눈 건강 캠페인을 알리는 홍보물이 붙는다. 올해 역시 필리핀 보건부가 지정한 ‘시력 보호의 달(Sight Saving Month)’을 맞아 분주하다. 필리핀은 지난 1954년 라몬 막사이사이(Ramón Magsaysay) 대통령 시절부터 국민의 눈 건강을 국가적 의제로 삼아왔는데, 이제는 단순히 눈 건강을 넘어 전 국민적인 기념월이자 나눔의 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1954년 7월 5일 필리핀 제7대 대통령 라몬 막사이사이는 8월 첫째 주를 ‘시력 보존 주간(Sight Conservation Week)’으로 지정해 기념해 왔으나,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 눈 건강 인식을 제고하고 관련 예방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이후 8월 한 달 전체를 시력 보호를 위한 달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 보건부(DOH)에 따르면, 필리핀 시각 장애 및 실명 환자 가운데 약 70% 이상은 백내장과 굴절 이상처럼 안경 또는 간단한 수술을 받지 못해 발생한다. 특히 유아·청소년기(필리핀 유치원생 중 9%, 고등학생 중 16%가 시각 장애를 겪음)에 조기 검진을 통해 적절한 관리나 치료를 받았다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캠페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처럼 실명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적기의 치료와 안경 보급이라는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필리핀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라 할 수 있다. 특히 필리핀 내 실명 원인 중 약 53%를 차지하는 백내장은 수술을 통해 충분히 시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19%를 차지하는 굴절 이상과 약 13%를 차지하는 녹내장 등도 정기 검진을 통해 예방 가능한 만큼 실명 퇴치를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보건부는 안구은행 및 지역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8월 한 달간 눈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시력 검진과 백내장 수술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과사용으로 인한 아동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야외 활동 권장 캠페인도 병행한다. 아울러 각막 손상 환자들에게 새 빛을 선사하기 위한 안구 및 각막 기증 서약 운동도 함께 실시하여 실명 예방을 위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 필리핀 ‘시력 보호의 달’  홍보물 - 출처: 필리핀 남코타바토(South Cotabato) 주정부 웹사이트 >


필리핀 국민 눈 건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필리핀 안구은행은 ‘호세 리잘 안과 센터(Sentro Oftalmologico Jose Rizal)’에 자리하고 있다. 해당 시설명은 필리핀에서 존경받는 독립 영웅이자 국부인 호세 리잘(Dr. Jose Rizal)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문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호세 리잘은 사실 스페인을 비롯하여 프랑스와 독일에서 공부한 전문 안과의였다. 그는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어머니 테오도라 알론소를 치료하기 위해 안과학을 전공했으며, 실제로 어머니를 위해 백내장 수술을 직접 성공적으로 집도하기도 했다.


필리핀에서 호세 리잘은 단순한 위인이자 독립투사가 아니다. 통신원에게 어머니를 위해 안과를 전공한 리잘 박사 이야기를 하는 필리핀 사람들 표정에는 자부심과 효심이 느껴진다. 그렇기에 8월에는 필리핀 독립운동가인 호세 리잘 박사를 안과의사로서 재조명하여 기리는 행사도 함께 열린다. 이처럼 어머니 시력을 되찾아 주고자 했던 한 의사의 간절한 마음은 오늘날 필리핀 전역에서 수많은 이들의 눈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되었다. 호세 리잘이 어머니에게 새 빛을 선물했듯, 매년 8월 펼쳐지는 ‘시력 보호의 달’은 사회적 관심과 조기 검진을 통해 실명을 예방하기 위한 현대판 ‘리잘 정신’인 셈이다.


한국 역시 이러한 실명 예방을 위한 노력에 뜻을 같이하며 든든한 동반자로 힘을 보태고 있다. 필리핀 주민들이 겪는 안경과 수술 기회 부족을 메우기 위해 한국 민간 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지난 2014년 필리핀 현지 개안수술 거점병원 구축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장기적으로 ‘필리핀 안보건 및 정보화 지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복지관은 필리핀 메리존스톤 병원 등 현지 거점 의료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무료 백내장 수술 재료 기증과 진료를 상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음성정보도서관(실로암포네) 시스템 보급과 보조공학기기 기증을 통해 현지 시각장애인들 교육 및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안질환 예방부터 시각장애인 자립 지원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국제개발협력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대한안경사협회를 비롯한 국내 보건의료 봉사단체들은 정기적으로 필리핀을 방문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아동과 노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정밀 시력 검진을 진행하고 맞춤형 안경을 제작해 전달해 왔다. 하트-하트재단 역시 지난 2024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계획으로 필리핀 보건 개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시민사회협력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해당 사업은 기초 보건·영양 개선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안질환 선별 검사 및 기초 눈 건강 인식 개선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양국 장관들 - 출처: ‘필리핀 인포메이션 에이전시’ 웹사이트 >


민간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역시 필리핀 눈 건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민국 보건복지부와 필리핀 보건부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를 계기로 ‘보건의료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보편적 의료보장(UHC) 달성을 위해 전격 협력하기로 했다고 2026년 6월 1일 보도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대통령의 의료 시스템 현대화 지시에 따라 추진된 이번 협약은 한국의 선진 디지털 보건 기술과 초휴대용 디지털 진단 기기 및 인공지능 기술을 필리핀 내 의료 취약·오지 지역에 전폭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전문 안과의가 부족한 현지 보건소에 초휴대용 안저카메라와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을 보급하여, 스마트폰 촬영만으로도 백내장이나 녹내장 같은 주요 안질환을 원격으로 선별해 내는 방식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협력을 통해 현지 보건소와 이동식 진단 시설이 대폭 확충되어, 그동안 의료 혜택에서 소외되었던 빈곤층 주민들의 안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머니의 시력을 되찾아 주려 했던 호세 리잘 박사의 간절한 마음은 이제 국경을 넘어 한국과 필리핀이 함께 실천하는 따뜻한 인류애로 확장되었다. 민간 차원에서 진행된 봉사에서부터 오늘날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정부 간 협력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함께 걸어가는 길은 필리핀 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단순한 ‘시력 회복’을 넘어 ‘삶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매년 8월 필리핀 전역에 펼쳐지는 ‘시력 보호의 달’ 행사는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현대판 ‘리잘 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지엠에이 네트워크(GMA Network)》 (2024. 08. 11). Good eyesight advocates honor national hero Jose Rizal on Sight Saving Month, 

https://www.gmanetwork.com/news/topstories/metro/916723/good-eyesight-advocates-honor-national-hero-jose-rizal-on-sight-saving-month/story/ 

-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Philippine News Agency)》 (2025. 05. 13). Laguna sets July opening for first provincial eye center, 

https://www.pna.gov.ph/articles/1274925 

- 《필리핀 인포메이션 에이전시(Philippine Information Agency)》 (2026. 06. 01). DOH, Republic of Korea join forces to strengthen Universal Health Care, 

https://pia.gov.ph/news/doh-republic-of-korea-join-forces-to-strengthen-universal-health-care/ 

- 《에이비에스-시비엔 뉴스(ABS-CBN News)》 (2026. 06. 26). PhilHealth eyes P400-billion in payouts amid push for bigger benefits for paying members, 

https://www.abs-cbn.com/news/business/2026/6/26/philhealth-eyes-p400-billion-in-payouts-amid-push-for-bigger-benefits-for-paying-members-1300 

- 필리핀 남코타바토 주정부(Provincial Government of South Cotabato) 웹사이트,

https://southcotabato.gov.ph/health-officials-push-early-screening-to-prevent-eyesight-problems/ 

- 사단법인 비전케어 웹사이트, 

https://www.vcs2020.org/bbs/board.php?bo_table=s1_7_2&wr_id=325&ckattempt=1 

- 하트하트재단 웹사이트,

https://www.heart-heart.org/news/news?number=11132&rcod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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