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사로잡은 한인 축제 - 방탄소년단(BTS) 열기와 폭우 뚫고 8만 명 운집
- 방탄소년단(BTS) 거리 지정 호재와 악천후 속에서도 8만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2026 토론토 한인 축제 현장-
지난 21일 금요일, 토론토 멜 라스트먼 스퀘어(Toronto Mel Lastman Square)에서 <2026 토론토 한인 축제(Toronto Korean Festival)>의 막이 올랐다. 통신원이 현장을 찾은 이날, 광장에서 멀지 않은 도로 표지판 앞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원래 있던 도로명 위에 임시로 걸린 이름은 ‘비티에스 거리(BTS Boulevard)’. 다음 날 인근 경기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토론토 시의회가 내린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축제와 콘서트가 겹친 우연 하나로, 올해로 26회를 맞은 이 축제는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열기 속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 토론토 시의회가 올린 소식 – 출처: 토론토 시의회 공식 페이스북 계정(@cityofto) >
올해 축제를 이끄는 곳은 처음으로 한인비지니스협회(KCBA) 산하에서 벗어나 독립한 문화 단체 ‘한카대중문화예술협회(K-CACA, Korean Canadian Arts and Culture Festival Association)’였다. 현장에서 만난 이영희 사무국장은 “기존 한인비지니스협회에서 약 20년간 축제를 진행해 왔지만, 행사 규모와 예산이 50만 불 이상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보다 전문적인 문화 단체로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독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인비지니스협회가 모아 둔 축제 기금 5만 불에 개인 후원과 기업 스폰서십, 정부 그랜트를 더해 첫해 예산 10만 불 규모로 본격적인 행사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 출처: 통신원 촬영>
무대 뒤편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단체티셔츠를 입은 이들은 200명 규모였는데, 실제 지원자는 400명에 달해 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인원이라고 했다. 무대 위에는 처음으로 엘이디(LED) 전광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영희 사무국장은 “처음 케이팝 한 팀을 한국에서 부르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렇게 규모가 커지면서 4개 팀을 모실 수 있었다”며, 8개월 전 섭외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커질 줄 몰랐던 팀들이 최근 큰 인기를 얻어 기대가 더 크다고 전했다.
행사장은 푸드 마켓, 마켓 플레이스, 메인 스테이지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음식 벤더는 약 30개로 작년과 비슷한 규모였고, 팔도의 협업 브랜드 ‘아리’가 운영한 방탄소년단 연계 시음·시식 부스에는 아침부터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음식 부스와 마켓·인포메이션 부스의 동선을 분리했다고 한다. 연기와 장비가 몰리는 음식 구역의 혼잡을 줄이기 위한 시도였는데, 세팅에만 전날 새벽 4시까지 매달렸다는 후일담도 들을 수 있었다.
마켓 플레이스에는 한국 뷰티 브랜드 10여 개가 참여해 제품 홍보와 체험,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고, 공식 아미(ARMY)가 운영한 방탄소년단 익스피리언스 부스 두 곳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복 체험관은 한인회가 운영을 맡고 있었는데, 한카대중문화예술협회가 보유하던 한복을 전량 기증한 데 따른 것이었다. 다음 날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하고 싶다던 토론토 시의원 릴리 첸(Lily Cheng)도 이곳에서 한복을 빌려 입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축제 때 선보인 한국 뷰티 부스 – 출처: 통신원 촬영>

<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가 부스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광장 곳곳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어르신, 유모차를 끄는 젊은 부모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몬트리올(Montréal)과 해밀턴(Hamilton), 트리니다드(Trinidad), 자메이카 등 토론토 이외 지역과 해외에서 찾아온 이들도 눈에 띄었는데, 상당수는 다음 날 열리는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앞서 화제의 ‘비티에스 거리’를 직접 보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축제장을 찾은 이들이었다. 무대에서 <아파트>와 <강남스타일> 등이 흘러나올 때는 관객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을 추는 장면도 연출됐다. 가수 캐치더영을 시작으로, 최근 지상파 음악 방송 1위에 오르며 급부상한 누에라(NouerA)까지 이어진 이날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 누에라의 공연과 이를 즐기는 참석자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영희 사무국장은 축제와 지역 상권의 관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노스욕 비아이에이(BIA, Business Improvement Area)에서 매년 만 불을 조건 없이 지원해 주는데, 문화 행사가 지역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며 “축제 기간 인근 한국 음식점과 상인들을 벤더로 적극 참여시켜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전했다. “축제를 연 2회 체제로 확대해, 여름에는 지금처럼 야외에서, 봄이나 가을에는 실내외를 아우르는 ‘케이 엑스포(K-EXPO)’ 형태로 열고자 지도부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 처음 마련한 로컬 아티스트 무대에 지역 원주민 공연자와 로컬 밴드를 세우고 거리 농구와 거리 체스 등 한국 문화가 아닌 다양한 문화행사를 곁들인 것도 “한인들만의 축제로 끝나지 않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 거리에서 농구하는 모습(좌) / 거리에서 체스를 하기 위해 모인 모습(우) – 출처: 통신원 촬영>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도 비티에스 거리 표지판 앞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었다. 다음 날 임기모 주캐나다 대사가 부임 이후 처음으로 개회식에 참석한다는 소식과, 주말 내내 비 예보가 있다는 소식을 동시에 걱정하던 이영희 사무국장의 표정에서, 축제 첫날의 활기 뒤에도 여전히 많은 변수가 남아 있음이 느껴졌다.
실제로 축제는 이후 순탄치만은 않았다. 축제가 모두 끝난 뒤 윤선영 회장과 전화로 다시 만나 인터뷰를 한 것에 따르면, 둘째 날인 22일 토요일과 셋째 날인 23일 일요일에는 예보대로 많은 비가 내렸다. 토요일은 오전부터 예정대로 행사를 시작해 저녁 7시까지 모든 공연과 부스 운영을 무사히 마쳤지만, 일요일은 궂은 날씨로 오전 일정을 취소하고 오후 2시부터 공연을 재개해야 했다. 그럼에도 피날레까지 차질 없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반응이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고 윤 회장은 전했다. 이번 축제에는 총 8만 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윤 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질서가 훨씬 좋아졌고, 쓰레기 처리와 뒷정리도 깔끔하게 이뤄져 칭찬이 많았다”며 “자원봉사자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애써준 덕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축제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윤 회장은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도 짧게 덧붙였다. “케이팝 공연은 너무나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었고, 케이뷰티 부스 10곳도 반응이 좋았다”며 “푸드트럭들도 메뉴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실질적인 이익을 봤고, 한인 비즈니스들이 번영하고 널리 소개될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팔도의 ‘아리’ 브랜드가 다시 한 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피에이티(PAT) 한국식품도 여러 특별 제품을 대거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스폰서십 규모도 커져, “한국 기업들이 먼저 참가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온다”며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내년 참가를 확정한 것을 비롯해 이미 내년 축제를 예약한 기업들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 음식 부스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방탄소년단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와 궂은 날씨까지 끌어안으며 사흘을 완주한 <토론토 한인 축제>는 한인 상인연합회에서 출발해 독립 문화 단체로 전문화된 첫해, 총 8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행사로 성장했다. 통신원이 직접 지켜본 첫날의 활기와, 폐막 후 회장이 전한 뒷이야기를 함께 놓고 보면, 이 축제가 한인 사회를 넘어 캐나다 지역 사회와 한국 기업들의 관심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며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토론토 시의회 공식 페이스북 계정(@cityof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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