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름 클래식 무대에서 이어지는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활약
-바르샤바 <음악의 정원>부터 두슈니키즈드루이 <국제 쇼팽 페스티벌>까지,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폴란드 주요 클래식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폴란드의 여름은 대형 야외 음악 축제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으로도 뜨겁게 채워졌다. 특히 올해 7~8월 폴란드의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 행사에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현지 클래식 무대에서 한국 연주자들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7월 바르샤바(Warszawa)에서 열린 제26회 <음악의 정원(Ogrody Muzyczne) 페스티벌> 개막 공연에 피아니스트 이혁과 이효 형제가 나선 데 이어, 8월에는 폴란드의 유서 깊은 <국제 쇼팽 페스티벌>에서 이혁·이효 형제를 비롯해 김세현, 노현진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월 6일 바르샤바 왕궁(Royal Castle in Warsaw) 안뜰에서는 제26회 <음악의 정원 페스티벌> 개막 공연(Americana 250. Ravel | Gershwin)이 개최됐다. 음악의 정원 재단이 주최하고 폴란드 신포니아 유벤투스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이번 공연에서는 보이치에흐 로데크(Wojciech Rodek)가 지휘를 맡고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혁과 이효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 개막 공연은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유럽과 미국의 작곡가들이 바라본 미국 음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 프로그램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아메리칸 모음곡 A장조 Op.98b>를 시작으로 에런 코플런드의 <링컨의 초상>,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로 구성됐다. 민속음악에서 클래식과 재즈, 20세기 미국 음악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유럽과 미국의 음악 세계를 조명했다. 특히 이혁과 이효 형제는 한 무대에서 듀오 연주를 선보이는 대신 각각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서로 다른 작품을 들려줬다. 이들은 이미 바르샤바 관객들에게 알려진 연주자들로, 이번에는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라는 20세기 대표 작품을 각각 맡았다. 두 작품 모두 클래식 음악에 재즈의 리듬과 색채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이날 공연의 ‘유럽과 미국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 무더운 폴란드 여름기간에 열린 클래식 콘서트에서 활약한 한국 피아니스트 - 출처: ‘음악의 정원 페스티벌’ 공식 웹사이트 >
폴란드 여름 클래식 무대에서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활약은 8월에도 계속됐다. 폴란드 남서부의 온천도시 두슈니키즈드루이(Duszniki-Zdrój)에서는 8월 7일부터 15일까지 제81회 <국제 쇼팽 페스티벌>이 열렸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페스티벌에는 세계 주요 국제 콩쿠르 입상자와 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상당수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다. 한국 연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는 김세현이었다. 김세현은 8월 10일 오후 4시 공연을 맡았다. 그는 2025년 프랑스 파리(Paris)에서 열린 ‘롱-티보 국제 콩쿠르(Marguerite Long–Jacques Thibaud International Competition)’ 피아노 부문 1위 수상자로 소개됐다. 이어 8월 11일 오후 4시에는 이효와 이혁 형제가 함께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이효는 2021년 비드고슈치(Bydgoszcz)에서 열린 제12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인 메모리엄 국제 콩쿠르’ 3위 수상자이며, 이혁은 2021년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파이널리스트다. 7월 바르샤바 <음악의 정원> 개막 공연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두슈니키즈드루이의 <국제 쇼팽 페스티벌>에도 이름을 올리며 폴란드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8월 15일 오후 4시 공연에는 한국 피아니스트 노현진이 무대에 올랐다. 노현진은 2025년 폴란드 비드고슈치에서 개최된 제13회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연주자로 소개됐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2010년 제16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폐막 공연을 맡았다. 올해 <국제 쇼팽 페스티벌>에는 한국 연주자뿐 아니라 2025년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입상자들도 대거 참여했다. 개막 공연에는 5위 입상자 피오트르 알렉세비치와 4위 입상자 톈야오 뤼가 협연했으며, 이후 시오리 구와하라, 케빈 첸, 지퉁 왕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2025년 ‘국제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에릭 루의 8월 12일 공연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 무더운 폴란드 여름 기간에 열린 클래식 콘서트에서 활약한 한국 피아니스트 - 출처: ‘국제 쇼팽 페스티벌’ 공식 웹사이트 >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폴란드 무대는 계속된다. 오는 9월 11일부터 27일까지 바르샤바에서는 신포니아 바르소비아(Sinfonia Varsovia)의 새 단장 공간을 공개하는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 뉴 오프닝(Sinfonia Varsovia – New Opening)’이 열려 100개 이상의 공연과 문화행사를 선보인다. 이 가운데 9월 13일에는 이혁이 알렉산데르 뎅비치(Aleksander Dębicz), 카시아 피에트슈코(Kasia Pietrzko)와 함께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무대에 오른다. 크리스토퍼 오스틴(Christopher Austin)의 지휘로 바체비치, 애딘셀, 슈필만, 루토스와프스키의 작품과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편곡된 데이비드 보위의 <바르샤바(Warszawa)>가 연주될 예정이다.
7월 바르샤바 왕궁에서 열린 야외 클래식 축제부터 8월 두슈니키즈드루이의 전통 깊은 <국제 쇼팽 페스티벌>까지, 올여름 한국 피아니스트들은 폴란드의 주요 클래식 무대에서 꾸준히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이혁과 이효 형제처럼 이미 폴란드의 주요 콩쿠르와 공연을 통해 현지 관객에게 이름을 알린 연주자들과 함께 김세현, 노현진 등 새로운 세대의 한국 피아니스트들이 국제 콩쿠르 성과를 바탕으로 폴란드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가 폴란드 내 한류의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이라면, 클래식 음악에서는 국제 콩쿠르와 전통 있는 음악제를 중심으로 한국 음악가들의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피아노 전통을 가진 폴란드에서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주요 여름 음악제 프로그램에 연이어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 음악가들의 활동 영역이 대중음악을 넘어 클래식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음악의 정원 페스티벌(Festiwal Ogrody Muzyczne)> 공식 웹사이트,
https://biuroprasowe.zamek-krolewski.pl/informacje-prasowe/26-festiwal-ogrody-muzyczne-im-ryszarda-kubiaka-od-opery-po-jazz-od-flamenco-po-muzyke-filmowa
- <국제 쇼팽 페스티벌(Międzynarodowy Festiwal Chopinowski w Dusznikach-Zdroju)> 공식 웹사이트,
https://festival.pl/81-mfch-program/
- 신포니아 바르소비아(Sinfonia Varsovia) 공식 웹사이트,
https://www.sinfoniavarsovia.org/en/new-ope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