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에서 본 그 갓·굿·꾼! 국립국악원 순회전시 상파울루 개관
- 케이팝의 뿌리, 한국 전통음악에서 의미를 짚어보다 -
상파울루의 중심부 파울리스타 거리(Paulista Avenue)에 한국 전통음악을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가 찾아왔다. 국립국악원이 기획한 '케이팝(K-POP), 한국 전통음악을 만나다(K-pop encontra a Música Tradicional Coreana)'는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성공과 방탄소년단(BTS)의 <아이돌(IDOL)>,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소리꾼> 등 케이팝의 인기에 힘입어 브라질 관객들에게 한층 친숙해진 한국 전통음악의 여러 요소를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콘텐츠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이미지와 음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는 한국 전통문화를 '굿', '갓', '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며, 국악과 예술이 현대 한국 콘텐츠와 어떻게 연결되고 새롭게 표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프로그램은 '2026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에 이어 2026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로 이어지는 국제 순회전시이다. 주브라질 한국문화원과 국립국악원이 주최,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투어링 케이-아츠’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전 세계 재외 한국문화원을 거점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한류의 확장과 국제 교류를 증진하며 예술인들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공연, 전시, 강좌 등의 해외 순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30개국 45개 도시에서 시각예술, 음악, 무용, 뷰티 등 다채로운 주제로 글로벌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 개막식 축사를 하는 국립국악원의 김소리 학예연구관(좌), 전시 소개를 경청하는 방문객들(우) - 출처: 통신원 촬영 >
브라질 독립 204주년 기념일인 9월 7일, 평소보다 유독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문화원은 전시 개막식을 찾은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으로 가득했다. 오후 1시부터 마련된 한식 리셉션(reception)에서는 다양한 한식을 눈과 입으로 즐길 수 있었다. 곧 다가올 추석을 위한 송편과 한국과 브라질 양국의 맛을 조화롭게 버무린 자주색 아사이(Açaí) 소주가 한식의 화려함을 더했다. 곧이어 정정희 한국문화원 원장과 김소리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의 축사로 시작된 개회식은 국립국악원 이미애 연구사의 전시 큐레이팅으로 이어졌다.
작년과 달리 새롭게 '굿', '갓', '꾼' 세 가지 키워드를 내세운 이번 전시는 한국의 무속 예술,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 문화, 춤과 악(樂)에 능한 전통 예술가들을 각각 소개한다. '굿'에서는 무속 예술을, '갓'에서는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 문화를, '꾼'에서는 춤과 악에 능했던 전통 예술가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무녀복과 부채, 방울을 비롯해 거문고, 가야금, 피리, 해금, 대금, 북 등의 전통 악기와 갓, 도포, 쥐박이탈, 말뚝이탈, 사자탈 등 다양한 전통 아이템도 함께 선보인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전통 아이템을 박물관처럼 단순히 전시해 놓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국악의 요소들이 현대 예술 영감의 원천으로 어떤 형태로 변주되고 새롭게 표현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더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이지만 춤과 음악, 무속의 속성이 결국에는 공동체의 평안과 축복을 기원한다는 점, 예술과 흥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 즐기는 행위라는 점에서 관람객들도 브라질 문화와 비교하며 서로 다른 문화 속에 흐르는 공통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미애 연구사는 이 전시를 통해 앞으로 한국 콘텐츠를 접할 때 "한국 음악의 전통과 현재의 모습이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고 원래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더욱 깊이 있게 즐겨주시길 바란다"라며 큐레이팅을 끝맺었다.

< 체험용 장신구와 기념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 관람이 끝나자 문화원 2층에서는 체험 워크숍이 이어졌다. 굿, 갓, 꾼을 주제로 직접 영상과 소리를 들으며 영감을 얻은 참가자들은 당산나무에 빌 소원을 적어 내려갔다. 이어진 비즈 열쇠고리 만들기에도 참가자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크게 만족해했다. 알차게 준비된 체험 프로그램을 끝으로 이날의 모든 일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동안 문화원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현지 직원 이자벨라 씨(Isabella Alvarenga Silva)는 "전시 후 이렇게 체험 활동으로까지 이어진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라면서 참가자들에게 색다르고 기억에 남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케이팝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니나 씨(@5seriekpop)는 전시 후 체험용으로 준비된 갓과 부채 등을 들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니나 씨는 이번 전시를 관람한 후 자신이 즐겨 들었던 케이팝의 어떤 부분들이 전통 요소에서 가져왔는지 알게 되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전시로는 '꾼'을 꼽았는데,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문화예술가로서 자신과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파울루 외곽 먼 곳에서 이번 개막식을 위해 긴 걸음을 한 수르야 씨(Surya Bueno)는 이번이 한국문화원 두 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비교적 최근에 방탄소년단에 빠져 드라마 <화랑>을 재미있게 봤다면서 국악에서 에너지와 차분함, 그리고 자연이 느껴진다고 했다. 국악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독창적이다(Original)"라고 답했다. 다음에 이런 행사가 있다면 또 올 것이라며 이날 전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비즈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에 열중하는 참가자들(좌), 국악에서 에너지와 차분함, 자연이 연상된다고 답한 수르야 씨(우)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번 상파울루 전시는 9월 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8일까지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약 두 달 동안 더 많은 시민이 전시를 찾아 한국 전통음악에서 이어지고 있는 현대 예술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니나 씨 인스타그램 계정(@5seriekpop), https://www.instagram.com/5seriekp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