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야대학교 김공숙 파견 교수와의 인터뷰
- 말레이시아에서 바라본 한류와 말레이시아 드라마의 발전 가능성 -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에서도 한류는 대중문화와 소비 트렌드를 넘어 현지 콘텐츠 산업에 다양한 영감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의 주요 소비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드라마 산업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한국에서 오랫동안 방송 현장의 스토리텔러로 활동하며 한류와 드라마를 연구해 온 김공숙 교수(국립경국대학교 한류문화전문대학원)는 현재 말라야대학교 파견 교수로 현지에 머물며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콘텐츠 산업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한국 방송 현장에 대한 실무 경험과 학문적 통찰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바라본 한류의 의미와 현지 드라마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짚어봤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고유의 문화와 이야기를 어떻게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함께 살펴보았다.
1. 국립경국대학교 한류문화전문대학원에서 스토리텔링 연구와 교육을 해오셨습니다. 말레이시아에 오셔서 현지 한류 현상을 직접 접하셨을 텐데요. 한국에서 바라보던 한류와 비교했을 때 말레이시아에서 체감한 한류는 어떠셨나요?
항상 한류를 주목하고 해외의 한류 현상에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말레이시아 한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동남아시아 한류가 중국이나 일본보다 늦게 시작된 데다 아세안 10개국 중에서도 말레이시아는 2000년대부터 한류 열풍이 시작되어 늦은 편이더군요. 이곳에 와서 현재 제가 소속된 말라야 대학 동아시아학과 학생들과 한국어와 한국 문화 콘텐츠 관련 세미나를 한 적이 있는데, 모두가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다가 해당 학과를 오게 되었다고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중 몇몇은 한국 대학의 교환 학생 경험이 있어 한국어가 능숙한 편이었어요. 그런데 오후 7시가 넘으니 무슬림 복장의 젊은 여학생들이 기도하러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신실한 무슬림 여성들이 한류 콘텐츠를 좋아해 진로를 정하고, 졸업 후에는 한국 기업이나 한국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을 직접 듣고 보니 감회가 남달랐어요. 한류는 단순한 문화 현상이나 오락, 재미를 넘어 세계 젊은이들의 삶에 깊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학생 한 명이 재미있게 봤다고 추천해준 한국 드라마 <스터디그룹>을 미처 못봤기에 비우(Viu)에 가입해 재미있게 보았는데, 덕분에 비우에서 제 연구 주제와 관련된 한국 드라마 <더블유(W)>의 말레이시아 리메이크판을 시청하기도 했지요. 또한 한국 드라마 <블랙>과, 말레이시아 리메이크판 <블랙(Black)>이 시즌 1, 2까지도 올라와 있어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말레이시아 리메이크판을 볼 수 없었는데 여기 오니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쉽게 비교하며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말라야대학 동아시아학과 학생들과 김공숙 교수 - 출처: 김공숙 교수 제공 >
2. 2026년 2월부터 1년간 말라야대학교 파견 교수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공동연구와 학술대회 발표까지 다양한 활동 중이신데, 이번 말레이시아 체류 기간에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연구는 무엇인가요?
한국이 만든 드라마가 한류를 넘어 지금은 한국 드라마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실 지금이 있기까지 한국도 드라마 역사 초기부터 오랫동안 여러 선진 드라마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관련해서 공동 연구한 주제를 멜버른 질롱대학교에서 열린 호주아시아학회 학술대회(26th Asian Studies Association of Australia Biennial Conference)에서 발표했습니다.
개인 연구로는 말레이시아의 한국 드라마 수용과 전개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 원작 말레이시아 리메이크 드라마의 현지화 성공작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한류의 시작도 한국 드라마더라고요. 2002년 말레이시아 ≪티브이3(TV3)≫에서 방영된 <겨울연가>가 높은 시청률을 올렸고, 2004년 ≪티브이8(TV8)≫에서 <대장금>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통 음식, 관광 등으로 확장되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한국 드라마를 수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리메이크 드라마를 제작하기 시작해 <여름향기> <커피 프린스> 등 4편이 리메이크되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대 후반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옆 나라 태국은 한국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를 활발하게 만들어 성공시킨 반면, 말레이시아는 그렇지 못한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다 2020년대에 비우가 말레이시아 리메이크판을 만들기 시작해 <블랙>이 시즌 2까지 나왔고, <그녀는 예뻤다>에 이어 <더블유> 리메이크판이 말레이시아 비우 6주 연속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말레이시아 한류는 한국의 콘텐츠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 한류의 경제적 효과 및 활용 방안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 문화적 관점에서 말레이시아 한류에 대한 접근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탓이지요. 그래서 이번에 말레이시아의 한국 드라마의 역사와 현황을 짚어보고, 한국 원작의 성공적 리메이크 드라마의 각색 전략을 분석해, 향후 양국 드라마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 말라야대학교 김공숙 파견 교수 - 출처: 통신원 촬영 >
3. 말레이시아의 한국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 말고, 말레이시아 오리지널 드라마 중에서도 인상 깊은 작품이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품인가요?
이번 9월에 공개되어 넷플릭스로 시청한 4부작 드라마 <쿠드라트 1968: 하이 카운슬(Kudrat 1968: High Council)>인데, 아스트로 오리지널 시리즈로 학원 액션 스릴러입니다. 1년 반 전에 말레이시아 답사를 왔었는데 당시 TV 드라마를 봤을 때는 한국의 좀 오래전 드라마를 보는 듯 해서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는 연기며 촬영,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이미 많이 하고 있는, 매체 전환(Media Conversion)과 스토리 리부팅(story rebooting) 전략이 반영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콘텐츠라는 것이었어요. 최근 미드밸리(Mid Valley) 골든 스크린 시네마(GSC) 극장 광고판에서 드라마와 동일한 제목의 영화 포스터가 눈에 띄기에 뭔가 싶었는데, 바로 이번 넷플릭스 4부작 드라마 이야기의 피날레를 영화로 만든 것이었어요. 뿐만 아니라 진짜 오리지널은 2023년 10부작 드라마 <프로젝트: 하이 카운슬(Project: High Council)>이고, 인기가 대단해서 말레이시아 국민 드라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크게 성공하자 2024년 드라마 속 빌런 카하르(Kahar)를 주인공으로 그의 전사(前史)를 다룬 영화 <카하르: 칼파 하이 카운슬(Kahar: Kapla High Council)>을 프리퀄로 만들었고, 이번 4부작 드라마는 그 모든 사건의 시초를 다루는 가장 앞선 시점의 프리퀄이었습니다. 시간과 매체를 가로지르고, 주인공을 달리하기도 하는 하이 카운슬(High Council) 세계관의 이야기였어요. 더욱 놀란 것은 이들 작품을 제작한 아스트로 쇼가 이 시리즈를 포함해 자사 소유의 영화와 TV 시리즈의 주요 등장인물들을 한데 모아 대규모 융합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들이 내세운 것이 말레이시아 미디어 프랜차이즈이자 공유 세계관 ‘아스트로 쇼 시네마틱 유니버스(ASCU)’인데, 실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겠지요? 아무튼 말레이시아에는 아스트로 쇼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있는데 한국은 아직 그만큼 총체적인 세계관의 콘텐츠가 없는 것 같아 조금 긴장됐습니다. 여담으로, 하이 카운슬 시리즈에서 주인공 파크리 역과, 악당 쿠다 역을 동시에 맡은 배우가 <더블유>의 말레이시아 리메이크판에도 주요 인물로 나왔던 배우 미룰 아이만(Mierul Aiman)이라서 반가웠습니다.
4. 지역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경제문화대상 문화콘텐츠 부문을 수상하셨습니다. 말레이시아를 직접 경험하시면서 말레이시아 콘텐츠와 관련해 새롭게 발견하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신화나 민담 전설 등 옛이야기와 현대적 스토리텔링의 연관성에 관심이 많다 보니, 말레이시아 옛날 이야기도 궁금했습니다. 기회가 되어 말레이시아 아동문학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에밀라 유소프(Emila Yusof)의 『말레이시아의 전설적 공주들(Legendary Princesses of Malaysia)』를 바탕으로 한 문화 공연 스토리텔링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그중 울렉 마양 공주(Princess Ulek Mayang: 바다에서 온 공주)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말레이 동부 해안가 테렝가누(Terengganu) 지역의 유명한 해안 어부 전설이라고 합니다. 한 어부가 바다 공주(정령)를 사랑해 영혼을 빼앗긴 채 깊은 병에 걸리자 어부의 아내(혹은 이웃들)가 주술사(Bomoh)를 불러 영혼을 되찾으려고 합니다. 바다 공주는 언니들을 차례로 불러오며 주술사와 거대한 영적 전쟁을 벌이는데 결국 일곱 번째로 불러낸 가장 우두머리 공주이자 첫째 언니가 “바다의 것은 바다로, 육지의 것은 육지로”라는 중재안을 내리며 어부의 영혼을 돌려줍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공주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의식인 울렉 마양 춤을 추게 되었다는 이야기예요.
울렉 마양의 ‘울렉(Ulek)’ 혹은 ‘울릭(Ulik)’은 위로·치유하다 라는 뜻이고, ‘마양(Mayang)’은 코코넛 나무의 꽃대를 뜻하는데 말레이 토착 샤머니즘에서는 코코넛 꽃대가 초자연적인 영혼을 불러들이고 가두는 일종의 신성한 주술적 매개체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이 전설은 원형적 의미가 깊다고 느껴져요. 바다는 무의식의 상징이고, 바다 공주는 남성 무의식의 여성적 본성인 ‘아니마(Anima)’의 분열과 통합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밀려드는 많은 공주는 부정적인 아니마의 다층적 분열과 팽창이고, 마지막의 중재하는 첫째 공주는 신화 속 위대한 어머니(Great Mother)이거나 원형적 자기(Self)의 상징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의식 세계에만 치우쳐 살던 어부가 무의식을 만나 정신적 균형과 치유를 이루고 온전해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원형적인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키기 쉬운데, 현대의 성공하는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에도 어김없이 이런 옛이야기의 원형성이 깔려 있습니다.

< 울렉 마양 공주 전설 스토리북 행사 - 출처: 김공숙 교수 제공 >
5. 국립경국대(구 안동대)가 있는 안동에서 지역 이야깃거리를 발굴해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이셨지요? 결국 드라마 리메이크작에도 말레이시아만의 현지화된 요소가 반영되었을 것 같은데, 말레이시아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처럼 고유의 문화나 이야기로,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새로운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시 울렉 마양의 예를 들면 이런 설화는 세계적 보편성이 있는 이야기예요. 인간 남성을 유혹하는 바다 공주는 서양의 세이렌이나 로렐라이, 전설과 동화 속의 운디네, 멜로지네 같은 물의 정령과 유사합니다. 이런 유형이 조금 뒷 시기로 오면 팜 파탈로 자리를 잡게 돼요. 다행히 울렉 마양은 이야기로만 남지 않고 울렉 마양 춤(Tarian Ulek Mayang)이 말레이시아 무형문화유산 전통 의학 및 치료 부문에 등재되어 있고, 테렝가누 대표 관광 축제의 메인 콘텐츠로 브랜드화했습니다. 과거 어부들을 치료하던 주술적 의식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고, 전통 악기와 독특한 가창을 현대적 축제 스펙터클로 전환한 것입니다.
제가 있는 안동도 전통 이야기 자산이 아주 풍부합니다. 하회탈 이야기, 제비원과 연이 처녀 이야기 등 많은 설화가 무용극, 창작 뮤지컬 등 공연은 물론 웹툰으로까지 만들어지고 있는데, 울렉 마양 같은 말레이시아의 전통 설화도 현대적 콘텐츠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어부와 바다 공주들의 대립을 초자연적인 판타지 로맨스로 변용할 수도 있어요. 울렉 마양의 주술사나 춤에서 동해안 별신굿의 무당이 겹쳐 보이기도 했고, 드라마 <블랙>의 리메이크에서 한국식 저승사자가 오랑 부니안(Orang Bunian)이라고 하는 말레이 신화 속 영적 존재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사는 곳과 생김새, 말은 달라도 인간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피디 출신인 전영진 대구한의대 교수와 함께 올해 초 출간한 『케이(K)-콘텐츠 스토리텔링의 비밀』에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를 사로잡은 스토리텔링 요소에 한국적 정서인 한(恨)과 정(情), 신명 등이 있다고 썼는데, 비슷하게 말레이시아 역시 말레이시아만의 정서가 담긴 강력한 원형 설화를 현대적으로 변용한다면 글로벌 OTT 시장에서 독창적인 동남아시아형 판타지 장르를 개척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6. 한국에서 한류와 드라마를 연구해 온 입장에서 말레이시아 현지 활동을 통해 말레이시아 콘텐츠 발전에 대해 더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조사해보니 작년에 울렉 마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마양: 저주받은 영혼(MAYANG: Cursed of Spirit)>이라는 제목인데 개봉되진 않은 것 같고, 전설을 호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말레이시아 콘텐츠는 이처럼 호러가 흔하고 호러를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구미호나 저승사자가 아무리 무서워도 여기 귀신 못 따라갈 거 같아요. 이 또한 말레이시아만의 고유한 문화 전통 때문이겠지요. 말레이시아는 이런 장점을 잘 살리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한류가 성공한 것은 해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만들어내서가 아니라, 한국인이 보기에 마음을 움직이는 소재와 내용을 잘 만들었고, 그것을 세계인에게 선보일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겨울연가>, <대장금>, <오징어 게임> 모두가 그렇습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인에게도 공감할 요소가 많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도 다르지 않을 거예요. 글로벌 텔레비전과도 같은 OTT 콘텐츠를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대라 기회는 많아요. 하지만 너무 외부의 눈을 의식하기보다는 말레이시아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아직 보여주지 못한 걸 찾아내 콘텐츠로 잘 만들면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기’, 이것이 예술이나 문화 콘텐츠가 추구해야 할 본령이고, 세계인에게 새로운 것이란 바로 로컬적인 것이거든요. 로컬이지만 울렉 마양 같은 보편적이고 원형적인 이야기에 뿌리를 두고 그것을 현대화하면 익숙함이라는 강점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때 원형을 어떻게 잘 변용할 것인가는 사실 배워서 응용하면 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된 것들을 많이 보고 연구해 적용해보면 되고, 그렇게 해서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 하나를 성공시키면 그다음부터는 수월해질 거예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예요. 예를 들어 주호민의 웹툰으로 유명한 <신과 함께>는 한국 무속 신화에 바탕한 이야기인데,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히트작이 되었지요. 마동석이 맡은 성주신은 한국 전통의 가택신이고, 하정우가 많은 강림 역도 제주 신화 차사본풀이의 강림 도령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원작 웹툰의 인물이나 스토리가 그대로 가지 않습니다. 진기한과 강림을 합한 역할을 하정우가 하고, 김자홍(차태현)의 직업도 평범한 회사원에서 소방관으로 바뀌어요. 어쨌든 어떤 원천 이야기 소재가 있을 때 그것을 활용한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는 매우 중요합니다. 신과 함께는 완성도 높은 웹툰 원작이 있었기에 매체가 바뀌어 영화로도 크게 성공할 수 있었어요. 쌍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신과 함께 1, 2에 이어 현재 3이 제작 중이라니 대단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언급했던 하이 카운슬 시리즈가 이미 잘하고 있는 예입니다. 사실 학원 스릴러가 새로운 장르는 아니지만, 말레이시아만의 요소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고, 2023년 오리지널 드라마가 성공하니까 이후 쭉쭉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이 카운슬 스토리 세계 안에서 무한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런 콘텐츠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기반이 튼튼해질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콘텐츠 흐름을 선도하는, 한류 아닌 ‘말류’가 탄생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문화는 흐르고 멈추지 않습니다. 어떤 좋은 콘텐츠가 세계인을 사로잡을지 몰라요.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의 퀄리티로 뽑아내고 반응을 기다려보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김공숙 교수 제공